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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강상진.김재홍.이창우 옮김 / 길(도서출판) / 2011년 10월
평점 :
1. 서론
1.1. 연구 배경과 목적, 접근 방식
스타기라에서 기원전 384년에 태어난 아리스토텔레스. 머나먼 대한민국 울산에서 1968년 태어난 박민규. 위대한 철학자와 재기 발랄한 작가는 과연 어떤 점이 닮았을까? 두 사람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묘하게 닮았다. 이번 쪽글에서는 훌륭한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나름의 기준을 세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행동했던 아리스토텔레스와 박민규의 작품을 비교 분석해본다. 우선 윤리학은 물론 생물학, 생리학, 천문학, 인식론, 형이상학 등 다양한 학문에 두루 관심을 보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 중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그리고 <카스테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더블> 등 주로 경쟁 사회 속에서 소외된 이들, 흔히 말하는 ‘루저’에 주목한 박민규의 작품 중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적용해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 개념인 ‘실천적 지혜’를 분석하여 ‘미래의 일을 계획 할 때 인간의 의식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살펴볼 것이다.
1.2. 작품 소개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펴낸 윤리학 서적으로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 삶의 궁극적 목표, 그를 이루기 위한 인간의 방법을 제시한 서양 윤리학의 최초 서적으로 역사적 의의도 깊다. 원리론(제1권~ 제3권 5장), 덕의 현상론(제3권 6장~제10권)으로 나뉘며 ‘행복’을 향한 깊이 있는 사유가 곳곳에 녹아있다.
한편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제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프로야구 꼴찌팀 ‘삼미슈퍼스타즈’의 원년 팬을 주인공 삼는다. 스포츠라는 소재로 최근 경쟁 사회를 절묘하게 풍자하며 우리가 삶을 살아갈 나침반을 제공하여 대중의 큰 인기를 끌었다. 생생한 1980년대 묘사와 재기발랄한 글 솜씨는 박민규 만의 특색으로 자리 잡았다.
2. 실천적 지혜와 사례 분석
2.1. 실천적 지혜
“이성을 가지고 있는 영혼에는 두 부분이 있는데, 실천적 지혜는 (학문적 인식이 관련하는 부분과는) 다른 부분의 탁월성, 즉 의견을 형성하는 부분의 탁월성이다. 의견도 실천적 지혜도 모두 다르게 있을 수 있는 것들에 관련하니까.”
-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6권 제5장
실천적 지혜는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에서 중심이 되는 개념이다. 실천적 지혜, 프로네시스는 이성을 동반한 참된 실천적 품성으로서 인간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에 관계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성적 탁월성이 연관된 지적인 덕에 속하면서, 욕구적 부분의 탁월함인 성격적 덕과 연관된다. 실천적 지혜는 올바른 이성에 따른 판단, 중용의 덕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며 학문적 인식과 기예와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한편 실천적 지혜는 ‘입법적’ 실천적 지혜, ‘정치적’ 실천적 지혜로 나뉘며 개별자에 관련한다. 일반적으로 ‘숙고’-‘선택, 결정’-‘실천’ 단계로 구성된다.
“집은 비어 있었다. 넥타이를 맨 채 나는 그대로 쓰러졌고, 결국 베개에 얼굴을 묻고서야 울음을 터트렸다. 갑자기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가정을 버리고도, 회사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빙산에 갇힌 공룡처럼, 나는 깊고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얼마나 잔 걸까. 눈을 떴을 때는 한밤중이었다.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팠다. 그리고 외로웠다.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의 품속에는 물과, 조성훈이 사다 놓았을 두 개의 치즈버거가 있었다. 치즈버거를 데우면서, 나는 문득 아내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친구 조성호와 가입비 5,000원 내고 삼미 슈퍼스타즈 어린이 회원에 가입했던 주인공은 평범하게 자랐다. 엉망진창 꼴찌 팀의 야구를 지켜보며 희로애락 중 ‘애’(愛)의 감정만 한가득 안고 대학생이 되었고 시간은 흘러갔다. 그는 하라는 대로 공부를 적당히 했고, 하지 말라는 대로 방황도 적당히 하며 어느덧 가장이 되었고 회사의 부속품이 되었다. 하지만 IMF 사태로 졸지에 주인공은 일자리를 잃었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단 한 차례의 지각도 결근도 한 적이 없는’ 제법 그럴싸한 사원이었는데도 말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만 그를 엄습해왔고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위기가 찾아오고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역설적으로 그는 ‘실천적 지혜’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바로 잊고 지냈던 꼴찌 야구팀의 방식대로 말이다.
2.2. 숙고
“우리는 우리에게 달린 것, 그리고 우리의 행위에 의해 성취 가능한 것에 관해 숙고한다. 이것들이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고 남아 있던 것이다. 본성과 필연과 우연이 원인들인 것으로 보이지만 지성 또한 원인이며, 인간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것 역시 원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들 각자가 자신의 행위에 의해 성취될 수 있는 것들에 관해 숙고하는 것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3권 제3장
숙고한다는 것은 학문적 인식이나 잘 짐작하는 것과 다르다.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숙고해야 하며 합리적 추론(logos)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숙고의 대상도 정확히 나누는 논의가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영원한 것들, 운동하고 있지만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 우연히 나온 것들은 숙고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 대신 ‘숙고’는 우리에게 달린 것, 우리의 행동으로 성취 가능한 것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또 목적들이 아니라 목적들에 이바지하는 것들에 대해 숙고한다. 즉 ‘숙고’란 ‘사려있는 자’, 실천저 지혜를 가진 자가 자신이 설정한 목적을 실현하는데 유용한 대안적 수단으로 모두 검토하는 단계다. ‘확고한’ 목적들에 이바지하는 수단을 찾아내려고 시도하며 이러한 방식으로 가장 ‘쉽고’ 가장 ‘고귀하게’ 목적에 도달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숙고하는 것은 일종의 탐구하는 것과 같다.
“노는 법도 다 잊어먹었겠지.. 뭘 해야 할지도 모를 거야... 늘 일만 했으니... 비 맞은 중처럼 두 번째 종이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나는 짜증이 났다. 이제 서른이다. 누군가로부터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말을 들을 나이가 아닌 것이다. 나는 시끄러운 모든 종들을 방주에서 확 던져버리고 치킨과 단둘이 여행이나 훌쩍 다녀올까, 라는 생각을 했다. 여행을 다녀오면 뭔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아직 ‘학벌’과 ‘경력’이 남아 있다. 그것이 기록되어 있는, 지구여 영원하라!”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주인공에게 여행은 바로 야구였다. ‘팡! 팡! 팡!’ 소리가 우렁찬 캐치볼을 던지고 받으며, 그는 숙고의 단계를 밟아 나갔다. 잊고 살았던 노는 법을 떠올리려 애썼고, 진정한 행복을 위해 일단 힘을 빼고 푹 쉬었다. 재취업을 위해 새로운 실무 공부(학문적 인식)나 로또, 경마(우연적인 요소)에 빠지기보다는 그는 이성적으로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지점을 천천히 숙고했다. 하릴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산보를 하는 습관이 생겼고, 잊고 살았던 ‘행복’이란 선물을 차지하기 위한 대안을 끊임없이 검토했다. 그리고 주인공의 힘으로 성취 가능한 것은 바로 추억 속의 ‘삼미 슈퍼 스타즈’의 야구를 재현하며 인생의 의미를 조금씩 찾아 나가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 조성호와 흘러간 추억을 돌이켜보며 ‘가장 쉽고 가장 훌륭하게’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다. 미래의 일을 계획하며 역설적으로 과거의 추억을 꺼내 자신의 나침반으로 삼았다.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프로답지 않은 프로팀 ‘삼미 슈퍼스타즈’를 불러와서 말이다.
2.2 선택, 결정
“그런데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달린 것들에 대한 숙고와 욕구의 대상이므로, 합리적 선택 또한 우리에게 달린 것들에 대한 숙고적 욕구일 것이다. 우리는 숙고를 통해 결정한 후 그 숙고에 따라 욕구하는 것이니까.”
-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3권 제3장
결정은 행동의 성취를 위해 숙고한 여러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단계다. 이것은 단순한 시간적 선후에 따라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욕구의 결합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게다가 올바른 선택, 결정을 위해서는 단순한 이성과 욕구를 넘어서는 특징도 필요하다. ‘참된 이성’, ‘올바른 욕구’의 조화가 필요한 선택, 결정 단계에선 ‘욕구적 지성’, ‘이성적 욕구’, ‘숙고된 욕구’를 강조한다. 숙고가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간 단계인 선택, 결정이 필요하며 실천이 구체화되는 단계다. 즉 앎과 욕구의 일치는 올바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믿었다.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를 견지한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야. 너도알다시피 모든 선수들의 가슴 속엔 저마다 빛나는 자존심이란 것이 있게 마련이니까. 또 놈들은 누구나 칠 수 있을 것 같은 공을 끊임없이 던져주곤 해. (중략) 얼마나 큰 보증금이 걸려 있는가는 IMF를 통해 이미 눈치 챘잖아. 아이템도 본사에서 조달돼.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야. 그게 이 세계의 여건, 한국의 여건이라구. (중략) 그래서 말인데
말해봐.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을 다시 만들었으면 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 어떻게?
너와 나. 일단은 둘이서.“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주인공은 캐치볼을 하며 ‘숙고’ 과정을 통해 여러 선택지를 꿈꿨다. 다시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 몸을 던져 이리저리 치이며 ‘돈’이라는 마취제를 맞을 것인가? 아니면 한 걸음 물러나서 진정 스스로 원하는 일을 찾아 넘어지더라도 걸음마를 시작할 것인가? 불안감과 초조함이 먼저 머릿속을 가득 채워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다가오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하여 현재의 행복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친구의 날카로운 지적에 주인공은 단숨에 결정한다. 한 걸음 쉬어가며 힘을 조금 빼기로 말이다. 그리하여 조촐하지만 둘은 추억이 어린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만들었다. 꼴찌였지만 항상 여유로웠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기억하며 인생의 롤 모델로 삼기 위해서! 이러한 결정은 충동적이거나 맹목적인 것이 아닌 ‘참된 이성’과 ‘올바른 욕구’의 결합으로 빚어낸 것이었다. 이혼, 실직이란 스트라이크를 두 개나 지나보내며 초조했던 그의 마음은 한 결 여유로웠다. 아직 삼진 아웃은 아니고 다음 공은 볼이었으니 말이다.
2.3. 실천
“또 실천적 지혜는 보편적인 것에만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것들까지도 알아야만 하는 것이다. 실천적 지혜는 실천적인 것인데, 실천 혹은 행위(praxis)는 개별적인 것들에 관련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보편적인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간혹 (보편적인 것을) 아는 사람보다 더 실천적인데, 특히 다른 분야에서 경험을 많이 쌓은 사람들이 그러하다.”
- <니코마코스 윤리학> 제6권 제7장
실천적 지혜의 마지막 단계로 실천은 숙고, 선택의 결정 과정을 거쳐 나온 결론이다. 이는 ‘제작’과 같은 행위와 다르다. ‘제작’이 외적 필요 충족, 미적 혹은 정신적 쾌락을 위해 생산물을 창조하는 수단적 성격이 강하다면 ‘실천’은 목적 그 자체를 위하여 이루어지는 성격의 개념이다. 그리고 실천은 단어대로 실천적이다. ‘인식’보다 ‘실천’에 중심을 두고 그 자체로 목적을 지닌다. 숙고를 통해 판단한 것은 합리적 선택의 대상이므로 우리는 행위에 착수할 수 있는 것이다. 올바른 이성을 따르고 지나침과 모자람의 중간인 중용의 상태를 기준으로 삼으며 말이다.
“애당초 승부의 판가름이 무의미한 경기였다. 아니, 같은 룰이 적용될 수 없는 서로 다른 야구를 통해 - 두 팀은 격돌했던 것이다. 7회 초의 공격은 끝이 나지않았다. 오른쪽 잡초 덤불 쪽으로 빠진- 2루타성 타구를 잡으러 간 <프로토스>는 공을 던지지 않았고, 그 이유는 공을 찾다가 발견한 노란 들꽃이 너무 아름다워서였고, 또 모두가 그런 식이었다. (중략)
“왜 이런 식으로 야구를 하시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모자를 벗은 조성훈이, 끝없이 겸손한표정으로 예를 갖춰 대답했다.
“야구를 복원하기 위해서입니다.””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숙고와 결정의 단계를 지나 주인공은 결국 실천으로 옮겼다. 야구가 하기 좋은 15평 전셋집을 구했고, 조성훈과 야구 멤버를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사실 노력은 평범했다. ‘충분한 잠을 자고, 산책을 하고, 하늘을 보고, 심심한 캐치볼을 하고, PC방에서 하루 왼종일 오락을 하고, 프라모델을 조립하곤’ 했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여차저차 PC방 죽돌이 청년들, 친척, 프라모델 문하생 등 총 10명이 팬클럽 결성을 위해 모였다. 이기려고 하는 운동이 아니라 그저 즐기기 위한 운동은 주인공에게 활력소를 불어넣어줬다. 강변의 바람은 시원했고 가을의 볕은 언제나 공짜였으며, 시간은 눈앞의 강처럼 철철 흘러넘쳤다. 하지만 그런 시공간이 권태가 아닌 여유로움으로 주인공에게 다가왔다. 복잡했던 상황과 지끈거렸던 머리는 의외로 쉽게 평화를 찾았고 행복을 곁에 둘 수 있었다.
3. 결론
“회원들 각자의 신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물이 흘러 바다로 가듯- 그렇듯 자연스럽게 우리 클럽은 이 세계에서 사라져갔다. 먹고 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였고, 우리는 모두 그 문제를 어떤 식으로건 간에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야구‘로부터, 우리가 분명 어떤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뭐랄까, 더 이상치기 힘든 공을 치거나, 잡기 힘든 공을 잡기 위해 똥줄을 태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론은 다들
잘 먹고 잘 산다, 다.“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결국 주인공은 아내와 재결합을 하고 다시 취직했다. 그리고 인생의 한복판에서 임신하고 두근거리는 감정을 다시 경험한다. 그는 실천적 지혜를 가진 ‘사려있는 자’였다. 물론 사회의 시선과 편견에서 보자면 경쟁에서 뒤처진 ‘루저’이자 재도전 의지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패배자였지만 그는 행복했다. 차오르는 불안감과 초조함을 그는 오랫동안 생각하며 여러 대안을 찾는 숙고의 과정을 이겨냈다. 그리고 친구 조성호의 도움으로 힘들지만 참된 이성, 올바른 욕구에 따라 선택, 결정하는 용기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실천’까지 행하며 그는 실천적 지혜의 과정을 차근차근 완료했다. 미래를 계획하며 자연스레 발생하는 여러 부정적 감정을 이겨내고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행복을 위해서는 부러워하지 말고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지 말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한 박자 쉬면서라도 찾아야 한다. 남의 시선에 맞추어 항상 열등감에 사로잡혀 이성적 판단을 못 한다면 점점 상황은 나빠진다. 한편 한 번 실수하면 다시는 회복 불가능한 승자독식의 사회에서 우리는 조금 힘을 빼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차피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인데 그것을 꾸역꾸역 외면하고 스스로 피로를 쌓아가는 주체는 바라 ‘나’ 자신 아닌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회원으로 ‘숙고-선택,결정-실천’의 단계를 몸소 이뤄낸 그의 사려 깊음은 흔들리는 청춘이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닐까?
※ 참고문헌
아리스토텔레스, 강상진,김재홍,이창우역, 『니코마코스 윤리학』, 길, 2012.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한겨레출판, 2010.
크리스터포 원, 김요한역,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입문』, 서광서, 2011.
손병석,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실천지의 적용단계」, 철학연구 제46집, 2006.
"우리는 우리에게 달린 것, 그리고 우리의 행위에 의해 성취 가능한 것에 관해 숙고한다. 이것들이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고 남아 있던 것이다. 본성과 필연과 우연이 원인들인 것으로 보이지만 지성 또한 원인이며, 인간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것 역시 원인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들 각자가 자신의 행위에 의해 성취될 수 있는 것들에 관해 숙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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