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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에 속지 마라 -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남는 투자 생존법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불확실한 시대에서 '투자'는 일확천금보다 '생존'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넓히기 위해 추천 받은 <행운에 속지 마라>는 단순히 투자 지침서가 아니었다. 이 책은 사회학, 철학, 과학 이론을 넘나들며 일생생활까지 지배하고 있는 이성을 실랄하게 비판한다. 모두까기인형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투자전문가이면서도, 어쨌든 치열하고 실수 한번에 모든 게 무너지는 월가에서 살아남은 자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책에서 자신과 비슷한 투자가 네로가 헬기 사고로 죽는다. 본인 역시 언제나 불확실한 운의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듯 하다.)
서브프라임 사태, 미중 무역갈등. 잘나가는 시장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건 너무나 쉽고, 실제로 봐왔다. 니콜라스 탈레브는 이런 검은 백조가 나타나는 순간, 합리적이고 매우 과학적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이론들이 풍지박산 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의 성공이 '운'에 큰 힘을 빌렸으면서, 후견지명으로 본인의 실력과 능력덕분이었다고 떠벌리는 것이다. 그는 이런 행동들이 바보같은 일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언제나 이론은 진리가 아니라 반증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벨상 수상자는 물론 철학자 칸트, 흄 등을 비판하면서도, 유일하게 과학철학자 칼 포퍼만큼은 인정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도발적이면서도 매우 매력적인 그의 주장, 독설은 동종업계 사람들에게 거듭 운에 속지 말길 당부한다.
그렇다고 모든 일은 운에 달려있다는 낙관적이고 무책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운은 준비된 자에게 불어오는 바람과도 같다. 점점 살아가면서 성실성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흔히들 배워왔듯이,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공부하고, 착실하게 모은다고 모두가 성공하지는 않는다. 이런 전통적인 방식은 성공의 필요조건이긴 하더라도 충분조건은 아니다. 비즈니스 세계, 투자의 영역에서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준비된 자도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애초에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소중한 운이 따라왔을 때도 허망하게 지나쳐버릴 것이다. 운은 결국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을 겸손하고 침착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색다른 시각으로 성공을 바라보고, 투자자의 입장에서 항상 보수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위기를 준비하고, 기회로 바꿔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