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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푸른 벚나무
시메노 나기 지음, 김지연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5월
평점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 문화를 접했을 때 대부분의 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바로 심심하다. 이다.
그런데 그 심심함에 깊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말 그대로 푹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다.
영화로 치면 오기가미나오코의 <카모메 식당>, <안경>으로 시작해서 <남극의 쉐프>, <심야식당>, <퍼펙트 데이즈>, 국내에서 리메이크한 <리틀 포레스트>가 이에 해당하고.
소설로 치면 아오야마 나나에의 <혼자 있기 좋은 날>,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아가와 다이주의 <첫차의 애프터 파이브>,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아 물론 <카모메 식당>의 원작 소설도 이 무레 요코이기도 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구분해 본다.
그리고 이번 요시모토 바나나와 오가와 이토를 잇는 스타작가 라는 책 띠지 소개글에 힐링 작가라는 표현을 했기에 그냥 한번 읽어보자 싶었는데, 왠걸,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담담한 일상이야기가 아닌가.
후후 불면서 마시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내가 완전히 식어 버린 것도 잊은 채 2시간 만에 완독할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다.
인생의 큰 굴곡을 견뎌낸 분들이 지긋이 웃으며 "그래, 조금은 아프지만 이겨낼거야" 라는 시선으로 바라 보는 그런 소설이 이 작품에서는 100년 묵은? 벚나무가 의인화 되어 우리의 카페주인인 주인공 히오를 담담하게 지켜 보고, 히오는 "그래, 할 수 있어!" 라는 소리없는 아우성이자 응원의 목소리를 듣기라도 한 듯 묵묵히 세상을 이겨낸다.
꽃의 수명은 제법 길다. 인생도 길다. 그러니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와 이어지게 된다.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는 것은 그런거니깐.
50년을 살아보니 왜 세상과 사람에 관대해 지는지, 왜 지천명이라고 부르는지.
그리고 그 시절, 내가 할 수 없는 담대함이 부러워 힐링소설이다 라면서 읽어 내린 소설들이 이제는 내 일상과 같아 지는지를 이 소설을 읽고 새삼 알 수 있었다.
흐믓한 미소와 함께한 2시간, 내게는 일상이자, 큰 감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