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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 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레몬심리 지음, 박영란 옮김 / 갤리온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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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서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늘어나서인지 마음을 다독여주는 심리학책이 참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세상은 점점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고, 업무도 메일로, 메신저로, 그리고 화상으로 진행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지만 사람과의 만남의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관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로인한 스트레스와 병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 저처첨 카톡과 같은 메신저 보다는 유선통화가 좋고, 유선통화보다는 대면 면담이 좋은 옛날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하는 방식이 이해하기 어렵지만, 세상의 변화이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출간 이후 몇주간이나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입니다.

최근들어 북커버의 디자인이 이렇게 심플하고 단순한 색상을 배경으로 하여 일러스트로 그려지는 게 요즘의 트렌드인지 한 2~3년 동안은 참으로 이런 디자인의 책을 많이 접하는 것 같네요. 신경쓰지 않고 구매했는데 레몬트리는 작가의 이름이 아니라 중국의 대표적인 상담 심리 플랫폼으로 심리전문가에게 손쉽게 상담을 받는 창구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책이 출간되었는데,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는 그 시리즈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책이라고 합니다.

자아 정체성이란 개인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누구인가를 스스로 되돌아보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선생님의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으며, 항상 모범적인 모습만 보이며 살았던 K는 애초에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 자신이 믿고 있던 자신에 대한 확신은 자아 정체성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정체성에 더 가까웠다. 헌신하던 직장에서 인정받지 못하자 자신감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버린 것은 그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그녀가 이해한 ‘나‘는 다른 사람이 평가한 자신의 모습이었다. 누군가가 자신슬 칭찬해줘야만 K는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자신을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이내 자기를 의심하곤 했다.


- P42

에너지 도둑이 나도 같은 불평을 해주기를,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주기를 기대할 때 과감하게 무시하라. 나 때문에 대화의 흐름이 살짝 어그러져도 괜찮다. 습관적으로 남 욕하기, 문제 있으면 남 탓하기 등 안 좋은 이야기들이 그득한 대화의 장에서 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 P62

남의 행복을 지켜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질투하는 감정이라도 들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을 쌓아두면서 정작 자신이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를 소홀히 하게 된다.

질투는 자신에 대한 불신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시기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 맞찬가지다. 상대방이 뛰어나기 때문에 내가 못났다고 생각하고, 이 생각은 상대방에게 내가 ‘졌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혼자서 경쟁 구도를 만들고 마음대로 승패를 가르는 것이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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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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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번 창비에서 진행한 가제본서평단에 당첨되어 새로운 경험을 하게되었습니다.

19세에 등단하여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21세의 신예작가 우사미 린의 최애, 타오르다 라는 소설의 가제본을 받아보았는데요. 가격도 적혀있지 않고, 책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읽어나가는 게 참으로 새로운 경험이었답니다.

아쿠타가와상은 아시는 것처럼 일본의 천재작가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순수문학상인데요. 나오키상과 함께 일본문학계를 대표하는 문학상이고 많은 작가들의 등용문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수상작을 보면 정말 일본다운 소설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책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답니다.

[최애, 타오르다]는 일본에서 이미 2021년 상반기에 50만부 판매를 달성한 베스트셀러입니다.

첫문장의 시작이 "최애가 불타버렸다."로 시작하는데, 이 의미는 사전적 의미 외에 온라인상에서 비난, 비판 등이 거세게 일어 논란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어떤 문제를 일으켜서 온라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주인공의 인생의 전부인 최애가 논란의 중심에 서 버렸습니다.

여론이라는 것은 마치 나의 최애가 무너지길 기다렸다는 듯이 일거수일투족을 부풀리고 과장하여 자근자근 씹어댑니다. 이러한 최애의 일탈로 인하여 야기된 불안감은 주인공의 일상을 흔들기 시작합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은 최애의 연극을 보고, 굿즈를 사고, 이를테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덕질을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딱히 학교가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학습에 대한 의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나른하고 나태하고 허무한 일상이 기저에 깔려있으며, 최소한을 해내기 위해 힘을 짜내도 그 최소한에 도달하기 전에 의지와 육체의 연결이 끊어져 버립니다. 병원 진단으로 두어개의 병명이 붙었고 그래서 어쩌면 이런 삶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주인공이 그나마 힘을 낼 수 있고 의지를 가질 수 있는 최애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고 일어나기만 해도 침대 시트에 주름이 잡히듯 살아만 있어도 주름처럼 여파가 밀려온다.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해서 얼굴 살을 끌어올리고, 때가 나오니까 목욕을 하고, 길게 자라니까 손톱과 발톱을 깎는다. 최소한을 해내려고 힘을 짜내도 충분했던 적이 없었다. 언제나 최소한에 도달하기 전에 의지와 육체의 연결이 끊어진다.

p.13~p.14

최애와 상관없는 일상은 단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일 뿐입니다. 최애와 연관되지 않는 삶의 모든 행위들이 결국에는 의미없이 어쩔 수 없이 하루를 견뎌내기 위한 일들로만 받아들이는 주인공으로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행위조차도 힘겹고, 의미없는 일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해야 할일들이 있고,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기꺼이 이런 번거로움과 귀찮음을 이겨내고 극복하지만 주인공인 아카리는 최애가 연관되지 않은 모든일에는 그러한 당위성이 부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 없고, 하찮은 일이 되어버리고, 할 수 없는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남들이 납득해주기를 바랍니다.

"아카리, 침착하면 돼. 침착하게 하면 괜찮아"라고 말하는 점장님의 부드러운 목소리, 네,네 죄송합니다 대답하지만 침착하다는 게 대체 뭘까, 분주하게 움직일 수록 실수를 하고 그렇지 않으려고 하면 갑자기 일시정지가 되는데, 이렇게 말하는 동안에도 아직 손님이 있다고 비명을 지르는 내 의식 속의 목소리, 몸 속에 퇴적된 그것이 넘쳐서 역류한다. 아까부터 나를 향한 것인지 모르게 수없이 밀어 넣은 '죄송합니다'에 질식할 것만 같아, 나는 누런 벽지가 벗겨진 이음매 부근에 걸린 시계를 훔쳐봤다. 한 시간 일하면 CD를 한 장 살 수 있고, 만 엔을 벌면 티켓 한 장이 된다. 이런식으로 견뎌온 여파가 몰려온다.

p.56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어내는 일상의 에피소드가 주인공은 힘겹습니다.

나는 안돼, 나는 할 수 없어, 내가 왜 해야해?로 귀결되는 주인공의 생각이 참으로 답답하기만 한 저는 기성세대인 모양입니다.

모든 결과치가 최애와 결부되어야 동기부여가 되는 삶이라니요?

스스로 주관을 가지고 일궈나가야 하는 나라는 사람의 삶의 중심이 남이 되는 순간, 의미는 변질되고 의욕은 사라집니다. 조금 더 나은 나의 인생을 위한 투자나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내가 CD 한 장을 더 사서 최애의 순위가 올라가고 인정받는 게 내 삶의 목적이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변진된 삶 안에서 평범한 가족관계를 유질할 수 있을까요?

는 서서히, 일부러 육체를 몰아붙여 깎아내려고 기를 쓰는 자신, 괴로움을 추구하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체력과 돈과 시간, 내가 지닌 것을 잘라버리며 무언가에 파고든다. 그럼으로써 나 자신을 정화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괴로움에 맞바꿔 나 자신을 무언가에 계속 쏟아붓다 보니 거기에 내 존재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됐다. 할 말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닌데 매일 블로그를 썼다. 전체 조회 수는 늘었으나 글 하나하나의 조회수는 줄었다. SNS를 보기 두려워서 로그아웃했다. 조회 수 따위 필요없다. 나는 철저하게 최애만 응원하면 된다.

p. 77

일상이 최애에게 함몰되어버린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주인공에게 이제 내 삶은 없습니다. 최애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고, 최애의 일상이 나의 일상입니다.

최애의 웃음과 표정과 눈빛 하나에 하루가 달라집니다. 과연 아카리라는 사람은 어디에 있는걸까요?

사실 저는 학창시절에도 연예인이든 유명인이든 그 누군가를 열렬하게 좋아해 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제 성향자체가 남에게 그렇게까지 열정을 쏟을 만큼의 끈기라던가 열정같은 게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주인공처럼 나를 갈아 넣으면서까지 누군가에게 열광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이해하는 게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조카녀석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사달라며 조르는 모습조차 이해하기 어려워했던 사람이 저였으니까요.

사실 덕질이라는 게 비단 일본만의 문화는 아닙니다.

주변에도 무언가에 관심을 쏟고 애정하고, 열광하고, 호응하는 그러한 순수한 열정에 대해서는 부러움도 느끼고, 저렇게 까지?라는 의아함도 느낍니다. 시즌마다 나타나는 스X벅스의 이벤트 행사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 덕질이 연예인에 한정되어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이제는 사회전반에 펼쳐진 하나의 문화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항상 생각하는 것은 이러한 문화가 더도말고 덜도말고 적당한 수준에세 유지되는 것, 내 삶의 건강함을 지키면서 영위하는 것, 그것이 건전한 문화로 자리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책은 다소 짧은 감이 있기도 했고, 일본소설스러운 축약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불친절한 부분도 있습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과의 대화에서 그동안 아르바이트가 언급되지 않다가 월급날이라는 표현이 나오다보니 시공을 헷갈려한 부분도 있었답니다.) 또한 번역도 너무 일본적 어휘가 사용되다보니 아쉬운 면도 있었답니다.

21세의 작가이기에 쓸 수 있는 21세다운 소설입니다.

동 세대가 읽으면 공감을, 윗 세대가 읽으면 이해가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자고 일어나기만 해도 침대 시트에 주름이 잡히듯 살아만 있어도 주름처럼 여파가 밀려온다. 누군가와 대화하기 위해서 얼굴 살을 끌어올리고, 때가 나오니까 목욕을 하고, 길게 자라니까 손톱과 발톱을 깎는다. 최소한을 해내려고 힘을 짜내도 충분했던 적이 없었다. 언제나 최소한에 도달하기 전에 의지와 육체의 연결이 끊어진다. - P13

"아카리, 침착하면 돼. 침착하게 하면 괜찮아"라고 말하는 점장님의 부드러운 목소리, 네,네 죄송합니다 대답하지만 침착하다는 게 대체 뭘까, 분주하게 움직일 수록 실수를 하고 그렇지 않으려고 하면 갑자기 일시정지가 되는데, 이렇게 말하는 동안에도 아직 손님이 있다고 비명을 지르는 내 의식 속의 목소리, 몸 속에 퇴적된 그것이 넘쳐서 역류한다. 아까부터 나를 향한 것인지 모르게 수없이 밀어 넣은 ‘죄송합니다‘에 질식할 것만 같아, 나는 누런 벽지가 벗겨진 이음매 부근에 걸린 시계를 훔쳐봤다. 한 시간 일하면 CD를 한 장 살 수 있고, 만 엔을 벌면 티켓 한 장이 된다. 이런식으로 견뎌온 여파가 몰려온다. - P56

나는 서서히, 일부러 육체를 몰아붙여 깎아내려고 기를 쓰는 자신, 괴로움을 추구하는 자신을 느끼고 있었다. 체력과 돈과 시간, 내가 지닌 것을 잘라버리며 무언가에 파고든다. 그럼으로써 나 자신을 정화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괴로움에 맞바꿔 나 자신을 무언가에 계속 쏟아붓다 보니 거기에 내 존재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됐다. 할 말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닌데 매일 블로그를 썼다. 전체 조회 수는 늘었으나 글 하나하나의 조회수는 줄었다. SNS를 보기 두려워서 로그아웃했다. 조회 수 따위 필요없다. 나는 철저하게 최애만 응원하면 된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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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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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대로 된 설명도 읽지 않은 채 베스트샐러 목록과 서평만을 보고 고른 책이기는 한데, 단편인지도 모르고 골랐네요. 6개의 소설이 그렇게나 짧은 분량 안에 미스테리라는 분야에 대해 기대한 긴박감과 전율을 담기에는 역시나 무리가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뭔가 읽다가 만듯한 느낌, 계속 발만 담그다 끝나는 느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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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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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연재했던 글이 일약 작가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상에 불만 투성이인 까칠남 오베의 주변에 새로운 이웃이 이사오면서, 항상 계획과 원칙에 따라 움직였던 그의 인생이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사실 편의성이라는 이유로 지켜져야 할 것들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기에 책을 읽으면서 오베의 까칠함이 이유없다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읽다보면 점점 가습이 따뜻해지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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