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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싸움 ㅣ Dear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17년 9월
평점 :
말라가는 저수지의 물과 메마른 땅...
가뭄으로 농부들의 마음을 애태웠던 여름을 기억하나요?
다행히 간간히 들려오는 비소식과 가득 채워진 물에 위안이 되었지만,
비가 오지 않아 메말라가는 농작물을 바라보는 농부들의 심정은 이루말할 수 없었을 거에요.

전미화의 창작 그림책 '물싸움'은
이런 가뭄, 장마 등으로 생기는 물싸움을 다룬 본격 농촌 그림책이에요.
강렬한 태양과 밀짚묘자 등 표지에서부터 농촌의 기운이 밀려와요.

지독한 가뭄의 시작을 알리는, 하루종일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빛에 땅이 메말라가요.
잡초마저 힘이 없고, 산에서 내려오는 물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어린 벼는 타들어 가고..
남의 논에 들어가는 물을 막아 자기 논으로 물꼬를 트고..
자기 논을 지키느라 다들 잠을 잘 수 없어요.
점점 극으로 달리고 있는 상황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태양빛과 겹쳐져
읽는 내내 더 긴장감이 감돌더라고요.
극한 상황에서 일촉즉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갈수록 뒷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어요.

팻물!
가뭄이 극심할 때, 논에 물을 대는 수로인 '보'에서 가장 먼 아래 논부터 물을 대는 것
이제 농부들은 눈만 마주쳐도, 옷깃만 스쳐도 싸우게 되니
더 큰 물싸움을 막기 위해 팻물을 하기로 했어요.
다함께 지켜야 할 불문율의 약속이지만, 절박한 어떤 농부는 그 약속을 어기기도 해요.
아이들이 벼들이 다 타들어가서 너무 급했나봐.. 하네요.

예측할 수 없는 자연 앞에 사람과 논 모두를 살리고자 하는 농촌의 지혜와
메마른 땅에 내리는 단비는 그야말로 생명의 물줄기에요.
우리는 가뭄이나 홍수 등을 뉴스나 신문 등을 간접적으로 접하지만, 실제 농촌에서는
농부들의 삶과 직격되는, 급박한 문제인걸요.

오늘날은 사라져 더 이상 볼 수 없는 '팻물' 관습이지만,
물싸움을 통해 보는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쌀 한 톨에 담긴 묵직한 무게와 고마움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답니다.
마침 아이들 유치원에서도 여름철 모내기 활동도 다녀와서 직접 체험해 봤었고,
작지만, 벼도 키우고 있어서 등하원하며 매일 한뼘씩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거든요.
물싸움 이야기를 통해 잘 몰랐던 농촌의 모습도 살펴보고, 진중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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