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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도화지 ㅣ 우리 그림책 20
홍종의 지음, 유기훈 그림 / 국민서관 / 2017년 6월
평점 :
엄마가 되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또 달라져요.
미세먼지로 답답하던 어느 날, 느껴지는 맑은 공기에 감사하고,
선선하게 부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도 행복하고,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이 세상이 좀 더 아름답고 깨끗했으면 하는...

국민서관의 우리그림책 스무번째 이야기 하얀 도화지에는
그런 우리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지 않을까 싶어요.
깨끗한 강으로 돌아가고 싶은 물고기의 바람과 소녀의 마음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이야기에요.
물고기 위로 물방울과 수채화물감이 어우러져 반짝이는 듯한 아름다운 표지가
책을 읽고나서 다시 보니 바라보는 시선과 다가오는 느낌이 묘했네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강물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 오른 물고기는 땅에 떨어져 강물이 깨끗해지기만을 기다렸어요.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고 많이 흘러도 여전히 깨끗해지지 않는 강..
물고기는 그 사이 점점 자신의 모습을 잃어갔어요.
그리고 그 앞에 한 소녀가 나타났지요.

물고기 머리뼈를 그리고, 등뼈도 그리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물고기를 묻어주지 못하고 돌아서 자꾸 생각이 나는지
소녀는 집으로 돌아와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신기하게도 소녀가 뼈를 그릴 때마다 진짜 뼈들이 사라진다는 것이었어요.

강이 점점 깨끗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소녀는
뼈만 남은 물고기에게 살을 붙이고, 비늘을 덮어주며 물고기 그림을 완성했어요.
도화지 속 물고기는 소녀가 잠들면 싱싱하게 살아나 펄떡이기도 했지요.

예쁘게 꾸민 물고기 그림을 들고
다시 강을 찾은 소녀 앞에 나타난 것은 무엇일까요?
강이 깨끗해지기만을 바라며 사나운 바람도, 거친 소나기도 버텨낸 물고기가
다시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 강으로 돌아갔을지 모를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어요.
은은한 파스텔톤 수채화 그림과 어우러져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순간이었답니다.

우리 아이들의 손끝에서 살아난 물고기의 모습이에요.
아이들이 물에 넣을 수 있는 물고기 만들고 싶다고 해서 도화지 대신 지퍼백을 활용해 만들었어요.


뼈를 그리는 대신 지퍼백 안에 빨대를 넣어 붙이고, 각종 색종이와 구슬, 부재료들도 넣었어요.
뿅뿅이와 구슬, 구긴 색종이 등이 어느새 투명한 지퍼백 물고기의 살이 되었네요.


모루로 묶어서 몸통과 꼬리를 나누고, 앞부분 모서리 부분을 살짝 접고, 스티커로도 꾸며주니 예쁜 물고기 완성!
깨끗한 물에서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까지 담았어요.

깨끗한 물 속에 퐁당!
책 속 물고기처럼 첨벙첨벙 시원하게 헤엄치고 있는 것 같죠?

소녀의 작은 관심이 물고기의 바람과 만나 마법같은 기적을 만든 것이 아닐까 싶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이 더해진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음을...
아이들에게 따뜻한 감성은 물론, 자연을 바라보는 바른 자세도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서
마지막까지 값진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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