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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공주
수전 베르데 지음, 피터 H. 레이놀즈 그림, 곽정아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이 세상에 물이 없다면?
상상하기도 싫을만큼 우리 삶과 깊이 연관된 물이에요.
우리에게는 없어선 안될 자원이고, 아직은 너무 편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저 편 다른 나라에서는 물이 부족하거나 구하기 힘든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목이 말라도 당장 마실 물이 없고, 씻을 물이 없어 양치질도 하지 못하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일 일어나는 일이랍니다.

물의 공주는 날마다 물을 뜨기 위해 수 킬로미터를 걷는 소녀의 이야기에요.
실제로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쇼 모델인 조지 바디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메마른 땅 아프리카의 현실도 알게 되고, 더불어 물에 대한 생각도 진지하게 해보는 시간이 될거에요.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기기.. 나는 기기 공주에요!
아주 넓은 하늘과 따스한 흙이 펼쳐진 아름다운 아프리카에서
기기공주는 바람과 숨바꼭질 놀이도 할 수 있고, 키 큰 풀들이 기기를 따라 춤도 추지요.
하지만, 깨끗한 물을 마을 가까이 불러올 수는 없어요.
아무리 주문을 걸어도 말이에요.

기기는 매일 어두컴컴한 새벽에 일어나 엄마와 함께 물을 뜨러 가요.
빈 항아리를 머리 위에 얹고 길을 나서요.
한참 걷다가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기도 하면서 멀리까지 걷고 또 걷는 기기

기기 뿐만 아니라, 더 멀리에서 온 친구들도 있어요.
모두들 줄을 서서 물을 뜨고나면, 또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먼길을 가야할지 몰라요.

그렇게 멀리서 찾아와서 찾은 물조차도 깨끗한 물은 아니에요.
누런 흙탕물이랍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너무 귀하고 소중한 물이라서 돌아가는 길도 조심조심 천천히 걸어요.

어렵게 구한 물을 끓여 마실 물을 만들고, 옷도 빨고, 식사도 준비하고...
다음날이면 또다시 물을 구하러 먼길을 떠나야 하는 기기는 물 한모금으로 힘을 채워요.

마을에 깨끗한 물을 불러오고 싶어했던 기기의 간절한 바람은
아프리카에 사는 많은 친구들의 소망이기도 해요.
오염된 물 때문에 병이 생기기도 하고, 물을 구하기 위해 아주 먼 길을 걸어야 하는 사람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요?
언제어디서나 쉽게 물을 구하고, 마음껏 사용하고 있어요.
며칠전, 단수로 하루 반나절 이상 물을 못 쓴 날이 있었는데 그 잠깐이 어찌나 불편하던지...
원할 때면 언제어디서든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편한 세상에 살다보니 물의 소중함을 잊은 듯 해요.
불편함을 먼저 생각했던 순간에 부끄러운 마음도 들고, 진지하게 생각해봤어요.
물 틀어놓고 씻지 않기, 세면대에서 물장난하지 않기 등
아이들과 함께 물을 아끼는 방법도 찾아보며 하나하나 실천해가기로 약속!
물을 구하기 어려운 곳에 사는 사람들을 통해 물의 소중함은 물론,
메마른 땅 아프리카 친구들에게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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