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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안녕 ㅣ 꼬마둥이그림책 6
엘레케 라이끈 지음, 매크 반호동 그림, 이태영 옮김 / 좋은꿈 / 2017년 3월
평점 :
어릴 때는 거의 접할 기회가 적었던 '죽음' 에 대한 이야기가
아이들이 커가면서 접하는 책의 범위가 넓어지다보니 종종 마주칠 때가 있어요.
지금은 나아졌지만, 처음에는 '죽음' 이라는 소재에 흠칫 놀라곤 했어요.
아직 이런 경험을 겪어보지 않아서인지 왠지 무섭고, 나쁜 말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할아버지 안녕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죽음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두려운 생각을 크게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할아버지, 일어나세요...
함께 낚시를 가기로 했던 할아버지가 잔디에 누워 있어요.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고, 꼼짝하지 않아요.
코끼리가 말해주기를...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대요..


죽음은 누구나 마찬가지란다...
죽는다는 건,
말하지 못하고 숨을 쉬거나 움직일 수도 없어서
더 이상 살아 있지 않는 것...
다시는 절대로 살아나지 못한다니.. 곰은 믿을 수가 없어요.

할아버지에게 작별인사를 하자..
저마다 할아버지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을 들고 할아버지에게 가는 길..
슬프고도 이상한 기분에 세 친구 모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아무 말도 없이 서 있어요.

오래도록 할아버지를 꼭 껴안고 작별인사를 나누는 곰의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어요.
아직 사랑하는 사람들의 부재를 경험해보지 못한 별이들도 책 속 친구들의 마음에 함께 공감하며 슬퍼했네요.

어디서든 눈을 감으면 언제나 할아버지와 함께할 수 있어...
비록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다시 볼 수 없지만..
함께 할 때, 서로 나누고 사랑했던 마음은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아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래서 더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랑하는 할아버지와의 이별...
슬픔에 눈물 흘리는 곰을 위로하며 감싸주는 친구들의 진심어린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아이들에게 다소 자극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죽음을 꾸밈없이 담담하게 그려냈어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해주니 그동안 알고 있던 무서운 생각이 먼저 드는 죽음이 아니라,
좀 더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위안과 평온함을 안겨주는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