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아 보렴!

눈을 감아 보렴! ㅣ 한울림 장애공감 그림책
빅토리아 페레스 에스크리바 글, 클라우디아 라누치 그림, 조수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6년 11월

우리는 두 눈으로 온 세상을 바라봐요.

듣는 것만큼이나 시각적인 자극도 상당히 크게 다가오고, 잊을 수 없는데

만약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 책은 장애공감그림책이에요.

시각장애를 가진 형과 동생이 바라보는 서로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전반적인 큰 틀 내용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표지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뭉클함이 앞선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반응은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상상하는 이야기인지

설레임 가득한 모습으로 책장을 넘겼답니다.

​저 또한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일러주지 않고, 함께 읽어봤어요.

눈이 보이지 않는 형을 위해 동생은 자신이 바라보는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줘요.

하지만, 형은 동생의 마음과 달리 받아들이는 것도 느끼는 것도 전혀 달라요.

동생은 형에게 늘 설명해 주고 싶어하는데 형은 늘 동생에게 이야기해요.

만져보고, 들어보고, 쥐어보고, 냄새를 맡아보라면서 말이에요.

내 말을 잘 들어주지 않고, 동생 생각에는 엉뚱한 소리만 하는 형의 대답이

꼭 자기와 말싸움을 하려고 드는 것 같은가봐요.

분명 같은 세상 속에 살고, 같은 것을 생각하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얼마든지 다른 시선으로 살아갈 수 있어요.

동생은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눈을 감아보며 조금씩 깨달아가는 듯 해요.

눈을 뜨고 본 것과 달리 눈을 감고 본 세상에서는

분명 생소하지만, 형의 입장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형을 조금 더 이해하고 한발짝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시각장애를 가진 형과 동생이 바라보는 세상의 차이...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모습이

큰 울림을 주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