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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
제시카 란난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0년 6월
평점 : 
우리는 그림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알아갈 수 있어요.
그것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자 힘이라고 생각해요.
어느덧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이지만, 글 없는 그림책은 여전히 종종 보고 있는데
이번에 읽어본 책은 오랜만에 글 없는 그림책이라 더 흥미로웠어요.
그 안에 담긴 메세지 또한 너무 애틋하고, 생각할거리를 주는 시간이었네요.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의 표지가 멋있어요.
한 편의 아름다운 판타지일 것 같은 이 책에는 첫 느낌과 달리 안타까운 고래들의 이야기를 담았답니다.
드넓은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거대한 고래가 그물에 걸려 온 몸이 묶였어요.
헤어나오려고 헤엄치면 더 칠수록 그물은 몸에 더 휘감겨 고래를 아프게 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보이는 고래에요.
이 모습을 책 속 소년이 꼭 봤으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혹시 상어로 생각하고 배가 더 멀어질까봐 걱정하더라고요.
서로의 눈 속에 비친 모습의 그림은 아이들도 저도 가장 인상깊게 남는 장면이에요.
같은 언어로 말할 수는 없지만, 서로의 눈을 보며 충분히 어떤 마음일지 교감하고 느꼈을 것 같아요.
다행히도 어부는 위험에 빠진 고래를 도와주었어요.
고래를 휘감은 그물들이 어찌나 칭칭 감겨 있는지 실제상황이었다면
정말 고래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할 시련인 듯 해요.
마지막 작가의 말을 통해 그림과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도 알 수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책 속처럼 이런 상황을 실제로 마주한다고 해도
고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거나 고래를 구하려고 함부로 물 속에 뛰어드는 일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해요.
매년 이런 그물에 걸려 30만 마리가 넘는 고래와 돌고래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쓴 글이지만,
어디까지나 작가의 상상이 더해져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고래를 구조하기를 바라면서 만든 책은 아니라고 하네요.
<출처 - 국제포경위원회 사이트>
아이들과 함께 책에 나온 국제포경위원회 사이트도 검색해서 봤는데
실제 그물에 얽힌 고래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어요.
실제 사진을 통해 보니 그 심각성과 안타까움이 몇 배는 더 커요.
우리나라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탈출구멍으로 빠져 나올 수 있는 구조를 가진 형태의 그물도 개발했다고 해요.
멸종위기동물로 분류된 고래인만큼 전세계적으로 고래 보호 정책이 많이 실행되어서
바다 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 떼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