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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살림 중에 제일로 비싼 게 뭐냐."
수수께끼 같은 질문에 장우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냉장고라 대답했고, 다음 날 바로 냉장고가 배달되었다. 지금은 부도가 나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회사의 제품이었다. 위 칸은 냉동실이고 아래 칸은 냉장실로 되어 있는, 당시 가장 흔히 팔리던 냉장고였다. 그렇지만 손바닥만 한 자취방에 놓기에는 지나치게 큰 사이즈였다. 가장 부티 나는 선물을 하려는 아버지의 의도였을 텐데 그 욕망이 오히려 집을 초라해 보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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