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 쉽게 읽고 되새기는 고전 클래식 브라운 시리즈 6
장 자크 루소 원작, 문경자 지음 / 생각정거장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밀敎育(교육) 理論書(이론서)라기보다 인간의 身體的(신체적知的(지적精神的(정신적感情的(감정적) 능력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總體的(총체적)으로 보여 주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동시에 인간을 모든 측면에서 探究(탐구)하고 省察(성찰)하는 人間學(인간학)이다. 루소는 언제나 자신의 경험과 내적 성찰에서 출발하여 사회의 모든 문제에 접근한다. 학문예술론에서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글은 主觀的(주관적)이면서도 具體的(구체적)이고 緻密(치밀)하며 통찰력 깊은 사유를 펼쳐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애밀에는 우리에게 나 자신을, 또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루소는 교육이 인간의 신성한 의무임을 강조한다. 이 말은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자식을 키우고 교육시키는 일을 그만 두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식을 키우고 교육시키는 일에서는 가난도 일도 체면도 핑계가 될 수 없고 누구도 면제될 수 없다. 고 루소는 말한다. 또한 교육에는 적절한 시기와 순서가 있음을 강조하며 자연은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어린아이로 있기를 ()한다. 만약 우리가 이 순서를 뒤바꾸려고 한다면 다 익지 않아 아무 맛도없고 곧 썩어버릴 설익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를 위해서 특히 12세까지는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지 말고 肉體的(육체적), 精神的(정신적)으로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敎育(교육)에 집중할 것을 권유한다. 이는 자연을 체험하는 중에 가장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루소가 이 방식을 강력히 권고하는 것은 이것이 각자가 가진 본성을 최대한 毁損(훼손)시키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본성과 무관한 惡德(악덕)誤謬(오류)가 어떻게 우리 외부로부터 침법해 들어와서 눈에 보이지 않게 인간의 본성을 변화시키는지깨닫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깨달음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正義(정의)不義(불의)를 가늠하는 올바른 판단력의 바탕이 될 것이다.

에밀이 교육에 관한 不朽(불후)古典(고전)이라는 사실을 否認(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도 선뜻 에밀을 읽으려 하지 않는 것은 7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 독서 의지를 꺾기 때문이다. 게다가 루소가 정작 자신의 아이들을 고아원에 버렸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친다. 루소가 처음 교육론을 쓴 것은 바블리가의 가정교사로 있으면서 <생트마리를 위한 교육인>을 썼던 1740년이다. 그리고 하숙집 세탁부 테레즈를 만나 둘 사이에 태어난 첫 아이를 고아원으로 보낸 것은 1746년이다. 루소는 1758년경부터 에밀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推定(추정)된다. 이 시기들로 미루어볼 때 아이를 키워본적도 없이 사십 대의 루소가 이토록 진지한 교육론을 쓴 것은 성공적이지 못했던 가정교사의 경험과 자신이 어린 시절에 받은 적절치 못했던 교육, 또한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悔恨(회한)이 깊어진 아이 遺棄(유기)의 경험 때문이었을 것이다. 루소는 에밀執筆(집필)하던 중인 1760년에 한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에게는 책을 써서 贖罪(속죄)해야 할 오래된 죄가 아직 있습니다라는 말로 慘憺(참담)한 후회의 심경을 표현했다.

루소가 살았던 18세기 프랑스의 사교계에서는 외도하는 아내에게 속은 남편들, 유혹에빠진 여인들, 떳떳하지못한 출산이 일상적인 화젯거리였고 고아원에 아이를 가장 많이 맡긴 사람이 갈채를 받는雰圍氣(분위기)였다. 루소는 그것이 이 나라의 관습인 만큼 여기서 사는 동안에는 그것을 따르기로마음먹었다고 辨明(변명)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런 慣習(관습)을 별다른 반성 없이 따랐다는 것은 교육론을 쓰려고 오래전부터 계획했다는 사람에게 결코 변명이 될 수 없다. 어쨌든 루소는 인생 중반에 접어들며 자신이 스스로 추구하는 價値(가치)美德(미덕)에 일치하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후회와 반성을 한 것 같다. 특히 아이들을 고아원에 버린 자책감은 매우 컸다.

루소는 태어난 지 9일 만에 어머니를 잃고 10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 그 뒤 孤兒(고아)로 여기저기를 떠돌며 세상과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회의 모순과 온갖 불행들을 목격했다. 루소의 독특한 사상 체계는 순전히 독학으로 이룬 것이었다. 루소는 불우한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보내고 파리라는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았을 시기에 의도치 않게 아이를 갖게 되자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게 아이를 버린 죄를 贖罪(속죄)해야 했기 때문에 루소는 자신이 저작중최종적이고 가장 유용하며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스스로 평가한 에밀을 쓸 수 있었다. 에밀인간의 原初的(원초적) 선함에 대한 논문이며 인간 본연의 모습에 맞지 않는 ()誤謬(오류)가 어떻게 외부에서 들어와 어떻게 인간의 本性(본성)을 슬그머니 변회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루소 사상의 원리를 밝히는 작품이다.

오늘날 아무리 전문성과 창의성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인간 교육은 부분적이고 단편적일 수 없다. 또한 인간은 일관된 체계와 논리만으로 해명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각자가 자유로우면서도 자연과 사회 나아가 세계와 연관된 총체적인 存在(존재)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한 순간도 全人的(전인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그리고 인생과 관련해 교육이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인지 깊게 새겨보고 싶다면 에밀을 읽어보라, 루소의 글은 中層的(중층적)이어서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읽지 않으면 그 깊이를 놓치기 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