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다듬다 - 공간 선택으로 운명을 바꾼 풍수 이야기
김경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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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아가는데는 물,공기,햇빛, 그리고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지만 그 중 유일하게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공간뿐이다. 나머지는 인간이 취사선택할 성질이 아니다. 공간이 정해짐에 따라 다른 상황들이 주어질 뿐이다. 내가 내 의지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다.

공간의 선택은 장소의 경계구분에서 시작된다. 산줄기를 따라서 혹은 강을 사이에 두고도 공간이 갈라진다.

또한 같은 건물 안에서도 배치에 따라 응축된 기운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공간이 달라지면 존재하는 에너지의 작용이 달라져 기운이 바뀌기 마련이다. 기운이 달라지면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관점이 달라지고 생각의 방향이 달라지고 옳고 그름의 기준과 좋고 나쁨의 기준도 달라진다. 사유의 가닥이 갈리면서 자연스레 운명도 바뀐다. 공간 선택은 곧 운명을 다듬다는 뜻이다.

풍수를 보는 사람들이 열망하고 원하는 것이 바로 탈신공개천명탈신공개천명 즉 신의 공덕을 벗어나 타고난 운명도 바꾸겠다는 것이다. 세상천지 간의 혼돈 속에 놓인 운명도 내 의지대로 다듬겠다는 것이 바로 인간의 욕망이다. 세월을 따라 이런 작용이 특정한 공간에 켜켜이 쌓이면 지역 간에 특색이 생기고 마을 간의 풍습과 토양이 달라져 특산물도 달라질 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 살아가는 가문의 기질이 달라지고 생활 습관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예컨대 버락 오바마가 아프리카 어딘가의 오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겨우 부족의 추장 정도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환경은 그것이 품은 생명체에 직접적, 치명적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풍수지리는 인간의 생명 유지에 근본이 되는 물,공기,햇빛 그리고 시간을 어떤 환경 조건의 공간에서 생활해야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즉 축적된 경험과 이론을 통해 가장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장소 선택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 풍수의 핵심은 공간 선택이다.

풍수는 복잡하고 어려운 학문이거나 미신에 가까운 숙명론이 아니다. 간단하게 보면 풍수는 공간 구분 내지는 공간 선택이다. 앞에서도 설명했거니와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물,공기,햇빛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교직 속에서 어떤 공간 위에 놓이기 마련이다. 이런 존재의 요소 중에서 우리가 선택하고 구분 지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공간이다. 명당이니 길지니 하는 수식어를 떠나서 결국 풍수는 공건 선택의 문제다.

우리가 어떤 공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른 요소들과 어울려 공간안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진다. 공간 선택의 갈래를 따라 세상이 엮여 돌아가는 순서와 모양이 달라진다. 말하자면 우리는 그나마 공간 선택을 통해 우리의 운명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것이다.

공건 선택과 맞물려 운명을 다듬다는 말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풍수지리는 적극적으로 공간 선택을 통해 운명을 다듬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풍수지리를 통해 공간을 선택하고 구분 짓는 것은 바로 운명을 다듬는 행위다. 이러한 뜻에서 풍수지리는 운명이라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것에 속한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숙명과 달리 운명은 내가 나서서 어루만지고 주물러서 바꿔 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풍수지리는 공간 선택이라는 단순하고 일상적인 행위일 뿐만 아니라 운명을 다듬어 가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운명 다듬기는 나무를 가꾸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자신의 삶과 운명을 나무에 비유했을 때 우선 나무는 자라서 잎을 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만일 나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면 잡목이 될 것이다. 흙을 돋우고 가지를 잘라 주고 넝쿨을 제거해서 보살핀 나무는 세월과 함께 거목으로 자랄 것이다. 잘 키운 나무처럼 운명을 정성 들여 가꾼다면 누군들 사회가 필요로 하는 동량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공간 선택을 통해 세월을 쌓아 가면서 운명을 다듬고 가다듬는다면 반드시 큰 재목을 키워낼 수 있다고 믿는다. 아무쪼록 이 책이 풍수지리에 대한 오해를 벗겨내고 우리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2016.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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