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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에 빠질까? - 고전 우화에서 발견한 경영 인사이트 60
장박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3월
평점 :
독후감
잘 나가는 리더는 “왜 함정(함정)에 빠질까?”
기업이야기만 전하면 단순한 일화에 그치겠지만 여기에 교훈이 되는 고전 우화를 붙여 그 의미를 재해석한다면 지혜까지 전할 수 있을 것이란 본 저자의 생각 어찌보면 철학이나 원칙을 세우는 깨우침을 전하고 또한 곤난한 순간을 쉽게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려준다. 2000년에 발간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최인호의 <상도> 4부에서는 계영배(계영배)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당수 경영자들이 이 부분을 통해 사업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기업가의 경영철학과 원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화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잘 알려진 것처럼 계영배는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하는 잔”을 말한다. 70%까지는 채워지지만 이를 넘어가면 내용물이 밑으로 빠지게끔 설계 됬다. <상도>에서는 계영배 관련 이야기를 더 박진감 넘치게 각색했지만 강원도 홍천 지역에서 전해지는 설화 내용은 간단하다.
---우삼돌이란 자가 궁궐에 도자기를 진상하는 스승을 만나 최고의 도공 기술을 습득하게 됐다. 그의 실력은 다른 제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 스승을 뛰어넘어 당대 최고의 실력을 갖게 된 그는 기존에 없었던 백자를 만들어 왕에게 바치기도 했다. 백자를 본 왕은 감탄했고 그에게 명옥 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조선 최고의 도공이 된 우명옥은 이때부터 타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도자기밖에 몰랐던 그가 술과 여자에 빠져들었고 세속에 살면서 재능을 썩히며 모았던 재산을 탕진했다.
모든 것을 잃고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그는 왕에게 진상한 백자와는 전혀 다른 도자기를 만들겠다고 결심했고 정성을 들인 끝에 자신의 깊은 염원이 담겨있는 투박한 찻잔 하나를 완성했다. 명군들이 과도한 욕심과 집착을 다스리기 위해 항상 곁에 두었다는 전설의 찻잔 계영배가 그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은 모든 기업가가 과욕을 버리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익김을 쓰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감명을 받고 사업하는 태도와 궁극적인 목표를 수정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번에 현명한 판단을 내릴 때 참고할 만한 이야기를 소개한다.<지낭>속 짧은글로 읽고 나면 생각이 커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명나라 사람 조예가 송강 태수로 있을 때의 일이다. 사람들이 판결을 받기 위해 찾아가면 그는 급한 건이 아닐 경우 내일 오라며 언제나 미뤘다. 처음엔 모두가 그를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조예의 처사를 달리 보게 됐다.
한때의 격분으로 소송을 걸었던 이들도 하룻밤이 지나면 분이 삭든지 혹은 그 사이 남이 말리든지 해서 소송을 그만두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예는 15년간 송강 태수로 있으면서 지혜로운 관료로 이름을 날렸다. 이 일화는 소송하려는 사람같이 격정에 휩싸인 상대를 다룰 때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일화다.
다음은 송나라 채경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로 남들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을 단순하게 풀어내는 법을 알려준다. 결론을 알고 나면 당연한 것 같지만 막상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채경 같은 해법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채경이 낙양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떤 여자가 시집을 두 번 갔는데 각각의 남편에게서 아들을 낳았다. 후에 그 두 아들 모두 높은 지위를 얻었다. 그런데 두 아들이 서로 “내가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다투다가 관청을 찾아왔다. 집정관은 결단을 못 내리고 채경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명료했다.
“그거야 아주 간단하네. 그들의 어머니 뜻에 맡기면 되는 일 아닌가? 어머니가 가고 싶다는 아들한테로 보내면 그만이지.”
이처럼 우화는 사건이나 사물의 핵심을 보는 능력과 문제를 단순화해 손쉽게 풀어주는 능력을 키워준다. 때로는 유치하고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여러 번 읽고 다양한 현실 상황과 연관시켜 음미해보면 생각을 바꾸고 결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기업을 이끌고 있는 CEO나 조직을 맡고 있는 리더,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들에게는 특히 지혜로운 판단과 과감한 실행력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먹고살기 힘든 시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여러 우화들을 읽고 채득해 자신의 처지에 적용한다면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종(2016,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