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꽃 향기
이선경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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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없음)


장르: #현대물 #잔잔물 #치유물 #운명적 만남
여주(혜원): #상처녀 #따뜻녀 #아버지의 외도로 남자를 멀리함 #친구 소진의 아들 은우를 키움
남주(태혁): #다정남 #배려남 #능력남 #재벌남 #은우의 삼촌
남조(재현): #혜원(여주)의 동네오빠 #태혁(남주)의 고등학교 친구 #혜원을 짝사랑함
인물(은우): #혜원의 친구인 소진의 아들 #혜원에게 희망의 존재가 된 아이
인물(소진): #혜원의 친구 #은우의 친모 #입양 후 파양 당함
인물(주혁): #태혁의 형 #은우의 친부 #술,도박,여자 3박자를 고루 갖춘 #사연남



-진향 향수가 아닌 언제 피어오른지 모를 꽃향기 같은 이야기


15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혜원. 화목한 가정이 부서진 것은 아버지의 외도 때문이었다.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이자 딸이라면 껌벅 죽는 아버지 였다. 믿고 의지했던 아버지의 외도는 충격과 배신으로 이어졌고, 엄마와 혜원은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됬다. 김비서는 엄마를 ‘사모님’이라 부르며 따랐고, 그런 김비서가 배가 부른채 한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자신의 집에 들어와 아버지와 모든 것을 빼앗은 것은 어린 나이에는 상처로 지금은 흉터로 남았다. 외도로 인해 아버지와 엄마는 이혼을 했고 혜원은 자해까지 하며 엄마를 따라갔다. 위자료를 받았지만 사기로 모든 것을 잃고 모녀는 서로를 의지한채 힘든 시기를 견디게 됬다.


힘든 시기. 혜원과 엄마에게 견딜 힘을 준 것은, 혜원의 친구 소진의 아이 은우였다. 어느 날 소진은 배가 부른 채 혜원을 찾아왔고 혜원과 엄마는 소진을 보살피지만 아이를 낳고 얼마 후 소진은 죽게 된다. 소진은 입양과 파양의 어린시절을 거쳤기에 자신의 아들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고, 결국 혜원의 가족에게 유언으로 은우를 키워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은우는 희망이자 가족이 되었다. 엄마는 은우를 아들처럼 키웠고, 혜원은 은우의 이모 노릇을 자처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샤인그룹의 차기 후계자 태혁은 자신에게 조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형에게 아들이 있단다. 언제나 능력있고 든든했던 맞아들이었던 형이 무더진 건 오래전 일이었다. 술, 도박, 여자에 빠진 형은 방황 끝에 사고를 쳤고 그때 생긴 아이가 은우이다. 형은 자신에게 아들이 생겼다는 것도 모른채 미국에서 중독자 치료 센터에 들어가게 된다. 태혁은 결국 형의 아들인 은우를 만나기 위해 수소문 하고 끝내 은우의 이모 노릇을 하고 있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혜원. 15년전 스쳤던 인연. 태혁은 혜원에게 마음이 가고 혜원은 은우를 아꼈던 만큼 태혁의 존재가 반갑지만은 않은데… 한편 15년전의 인연, 그리고 불행한 과거의 비밀들이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혜원을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잔잔물이 지루해서 읽기 싫어 하는 독자도 읽을 만한 외유내강형 로맨스
남자와 여자사이 큰 반대나 험악한 위기 없이 진행되나
하지만 사연과 과거를 풀어내는 이야기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잔잔물 치유물 그 태그가 전형적으로 어울리는 소설이다. 따뜻하고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 여주는 친구의 아이를 친자식 처럼 키울정도로 포근한 여자, 남주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외도로 상처입은 여주를 감싸주는 따뜻한 남자.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핥듯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로맨스이다. 진한 향수보다 어느새 차분히 다가와 코끝을 간지럽히는 꽃 향기같은 책이다. 


이 책은 그렇게 향기롭고 유하게 흘러간다. 문체 자체도 그렇고. 하지만 외유내강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나름의 강함이 있다. 개인적으로 잔잔물을 멀리하는 이유는 ‘지루함’ 때문이다. 극적인 전개 즉 남자와 여자사이에 큰 반대나 험악한 위기가 없다면 밍숭맹숭 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잔잔물보다는 자극적인 소설이 더 끌리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잔잔물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반대와 험악함을 가지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남주의 형이 망가진 사연, 여주의 아버지의 비밀, 남주와 여주가 가졌던 운명적인 과거 등이 전개와 회상으로 중간중간 꼬인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잔잔히 피어나는 사랑은 그들의 상처와 연약함을 더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지켜보는 이에게 조용한 미소를 선사한다. 재벌 후계자, 외도, 숨겨진 아이라는 막장 키워드를 가지고도 이렇게 조용하고 아름답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말리꽃 향기>. 잔잔물을 꺼리는 독자도 지루하지 않게 설렘 가득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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