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10년 치의 『 』을 전하고 싶어 - JM북스
아마노 아타루 지음, 구자용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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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세대를 저격하는 제우미디어의 또 다른 감성로맨스가 출간되었다. 소재는 로맨스장르에서 많이 쓰여 온 ‘기억상실’이다. 멜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첫 키스만 50번째><서약><일주일간 친구>만 봐도 상당히 많이 쓰인 다소 뻔한 소재이다. 하지만 그 뻔함은 여전한 인기를 고수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있어 사랑을 하는 동안, 연인과의 기억(추억)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어느날 당신의 연인이 ‘기억’을 잃어버린다면? 여기 그 질문을 답을 내려주는 로맨스소설이 있다. 기억에 빠진 부분이 있어도 상관없고, 앞으로 같이 보충해 갈 수 있다고 말하는 책. 진짜 사랑이라면 잃어버린 것들을 아쉬워할 필요 따위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다소 뻔하고 유치하지만 나름의 비밀과 감동 반전이 빛난 로맨스를 소개한다.



 

‘수평선으로 사라지려 하는 태양빛보다도 눈부신 그녀의 미소가 나를 향하고,

복부에서 명치까지 간지러운 느낌이 밀려 올라왔다.

좋아한다는 기분이다. 변하지 않는 것. 이 감정도 그렇다.

나는, 계속 기다릴 것이다.

설령 지금의 네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어.

미츠루,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목소리를 내지 않은 채, 앞서 걷는 그녀에게 말했다.‘

 

 

 

- 나의 연인이 잃어버린 나와의 3년.

평범한 3년이 아닌,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올해로 26살이 되는 다이스케는 도내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로 개와 산책하는 것과 음식을 먹으며 걷는 것이 취미인 남자이다. 그의 두 살 연하인 여자친구 미츠루는 역 근처 쇼핑센터에서 애완동물 가게에서 일하며, 동물과 다육식물을 사랑하는 조금 수줍은 많은 여성이다. 이제 연애 3년차. 프로포즈를 할까 동거를 할까 고민하던 차에 결혼 예행연습을 할 마음으로 동거를 제안했고, 그녀 역시 기쁘게 응해주었다. 그는 사정이 있어 뒤늦게 이사오는 그녀를 기다리는 형태로 먼저 입주를 마친 상태, 이제 곧 둘만의 생활이 시작될 차였다. 그러던 어느날 세차게 내린 빗물처럼 그에게 커다란 불행이 닥쳐왔다.

 

 

집에서 저녘을 먹기로 약속한 날, 쇼핑센터 앞으로 마중나간 다이스케는 우산 쓴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데 우산도 쓰지 않은 사람들이 차례차례 뛰어다니고, 귀에는 흉흉한 말들이 오간다. 애완동물 가게, 젊은 여자, 구급차, 머리에서...피, 의식불명. 사람들의 대화속에서 끔찍한 상상이 들었고, 곧 그것들은 현실이 된다. 절도범을 잡으려다가 내동댕이쳐진 그녀는 머리를 세게 부딪친 상태로 중상을 입은 것이다.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는 심경으로 병원에 도착한 다이스케는 병실에 도착하고, 다행히 붕대를 감은 채 깨어있는 미츠루의 모습에 그녀를 껴안지만, 그녀는 거칠게 거부하며 누구냐고 묻는다. 의사는 다이스케에게 미츠루가 ‘역핵성건망증’. 즉 ‘기억상실’을 앓고 있다는 말을 전하는데...3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그녀, 나와 여자친구를 연결하던 추억이 사라졌다...

 

 

- 뻔한 기억상실이지만, 뻔하지 않은 남자주인공이 멋진 소설!

3년의 기억상실이 가져다준, 10년전 비밀이 밝혀집니다...

 

 

일단, ‘기억상실’이란 소재가 많이 소비된 만큼 뻔한 로맨스소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뻔함이 계속 소비되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그 뻔함에 가치를 두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사고로 인해 3년 동안의 추억을 잃어버린 여자친구를 지켜보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소재로 한 로맨스 소설이다. 하지만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면, 남자친구인 다이스케는 여자친구인 미츠루에게 기억을 되찾아주려 노력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기억상실 로맨스와는 다르게 애써 그들의 추억들을 되새김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그녀의 성격을 알기에, 자신의 연인을 기억못한다면 분명 그녀는 필요이상으로 자신을 탓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고 필사적이 되리란 것을 알기에, 스스로 남자친구임을 숨긴다.

 

 

기억상실인 미츠루의 기억을 찾아주기 보단, 그녀를 위해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다이스케. 그녀가 일상으로 돌아가자, 그녀의 애완동물 가게 손님으로 인사를 하고 지내며 가까워지지만,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접근하고, 어딘가 꼬인 그 남자는 미츠루가 뜻대로 되지않자. 다이스케에게 ‘너는 그녀에게 대용품일뿐이야’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이 시점을 시작으로 나름의 ‘반전’이 시작된다. 3년동안의 기억을 잃은 미츠루가 밝히는 10년 전의 비밀. 실상 기억을 잃어버린 것은 그 둘 모두 해당된다는 반전을 선사한다.(그 비밀이 무엇인지는 결말에 밝혀진다) 읽어보자, 뻔한 ‘기억상실’을 소재로 한 로맨스지만, 남자주인공의 해결방식이 달라서 그 순애보에 애가타고, 추억보다 사랑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감동스러운 소설이니. 이런 사랑 방식, 누구나 꿈꾸지 않을까?

+@ ‘기억상실'이란 뻔한 로맨스 소재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기다림’이라는 점이 좋았던 소설이다. 마지막 뜻밖의 반전 또한 있으니, 뻔한 소재지만, 뻔한 결말은 아니니 볼만한 로맨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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