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떨고 있어
와타야 리사 지음, 채숙향 옮김 / 창심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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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서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연애가 어렵기 때문이다.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그 어려움 때문에 숱한 밤을 속이 새까맟도록 애태우는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환상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 달콤함을 당신도 곧 누리게 될거라는 환상말이다. 여기 한 소설이 있다. 연애와 사랑, 현실과 환상을 오고가며 두 남자를 저울질 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망상폭주로 어떤 로맨스 작가보다 기발한 러브 스토리를 상상해내는 요시카.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으로 최연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와타야 리사가 이번에는 오타쿠기질의 요시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캐릭터의 매력만으로도 꽉찬 망상장애 연애오타구의 이야기, <제멋대로 떨고 있어>는 과연 어떤 연애담일까?



‘나에게 처녀란 처음 우산을 샀을 때부터 지금까지 붙어 있는 손잡이의 비닐 덮개 같은 것이다.

손때가 묻은 채 반쯤 너덜너덜한 상태로 붙어 있어서 너무나도 떼어 내고 싶지만,

어쩐지 필요할 것 같아서 아직 그대로 두고 있는, 자연스럽게 떨어지면 어쩔 수 없지만,

억지로 떼어 내는 것은 참을 수 없다.’

 

 

 

 

- 사랑과 연애,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 시대 젊은 여성을 대표한다!

망상연애의 달인이지만 아직 처녀인 요시카의 요절복통 사랑혁명기?

 

20대 여성 요시카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경리과 여직원이다. 단정하고 살림 잘할 것 같은 현실에 충실한 사람같지만, 사실 알고보면 평범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 그녀의 상상 속, 머릿속에는 두 명의 남자친구가 산다. 한명 ‘이치’는 그녀에게 1순위의 남자친구로 중학교 시절 짝사랑의 대상이다. 원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도저히 인연이 될 것 같지 않은 남자, 그녀의 이름도 모르고, 종종 겁먹은 미소를 보이지만, 그 미소가 썩 잘어울리는 사람이다. 다른 한명은 ‘니’이다. 니는 2순위의 남자친구이다. 같은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얼마전 요시카에게 고백을 했다. 요시카에게 정산서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혼이 난 후, 그녀를 의식하게 되었고, 어느 날 포스트잇을 몸에 붙인 채 멍한 표정으로 나타난 요시카에게 첫눈에 반했다 한다.

 

 

두명의 남자친구가 진짜인가? 아니 그건 그녀만의 생각이다. 고등학교 이후 이치는 만나본적도 없으며, 니와의 관계는 결론짓지 않은 상태이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 이치와 ‘날 사랑해주는 남자’ 니. 요시카는 두명의 남자를 두고 혼자 저울질하며 현실과 상상을 오간다. 그러던 어느날, 이치를 만나기 위해 그녀 나름의 ‘결단’을 내리고, 그 결단은 사기행각과 음모가 뒤섞인 ‘동창회’열기 인데...

 

 

 

- 한번쯤 고민해 봤을 모든 젊은 여성의 연애난제를 이야기하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 vs 나를 사랑해 주는 남자

 

 

와타야 리사의 17세의 여고생 신분으로 문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또한 아쿠타가와상 최연소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다소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데, 평범한 여고생의 섹스채팅, 지조있는 왕따 고등학생들의 소외 등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심층적이나 발랄하고 재치있는 감각으로 선보인다. 이번에는 젊은 2030여성들의 연애관과 사랑이야기를 그려낸다. 전작에 비해 다소 평범한 주제같은가? 읽다보면 결코 그런 생각을 사라진다. 왜냐하면 그 여성이 증중망상오타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로맨스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환상 때문이다. 지루한 현실연애에서 도피하고 싶고,, 행복하고자 시작하지만 상처받은 빨리 연애를 잊고 싶고, 내 마음따라 상대가 움직여주지 않은 답답한 연애를 속 시원히 풀고 싶다. 이런 욕망이 제 각기 평소 생각한 ‘완벽한 연애’ 즉 아주 달콤하고 로맨틱한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표출된다. 단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 점을 노린것이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이다. 저자는 이 점들을 소설로 노련하게 써내려간다. 자칫 평범할것만 같은 한 여자와 두남자의 연애이야기를 엉뚱하고 기발한 망상오타쿠라는 여주인공을 내세워, 개성과 파격, 창의와 역동을 보여준다. 단, 다소 엽기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상상의 형태로 말이다.

 

 

아마, 2030 여자들이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문제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의 연애 중 무엇이 더 행복할 수 있는 길인지. 또한 요시카은 상상을 하고 적극적인 모습도 보이지만, 실제적인 연애전선에 돌입하면 도망치고 소극적으로 변하간다. 현대여성들이 막상 연애를 시작하면 설레임에 앞서 알 수 없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처럼. <제멋대로 떨고있어>를 읽어보자. 젊은 여성이라면 공감과 웃음을 아낌없이 쏟아내다 '제멋대로 떨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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