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출몰한 말뚝들이 우리 마음의 눈물 버튼을 누른다. 사람들은 도시 곳곳에 나타난 말뚝들을 보며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린다. 《말뚝들》이 전달하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가 바로 이 ‘눈물’이라고 나는 읽었다. 제련소에서 유독 물질에 중독되어 죽은 외국인 노동자, 나흘째 잠을 못 잔 상태로 인도를 덮친 택배 노동자, 그 택배차에 받혀 숨진 아이, 그들이 모두 말뚝들이 되어 나타난 순간 이 죽음이 사회적 죽음이라는 사실은 명백해진다. 그리고 말뚝들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우는 사람들의 눈물 역시 아마도 사회적 슬픔일 것이다. 《말뚝들》은 이 사회적 죽음과 사회적 슬픔을 추적하고 반추하며 기록한다.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