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박완서 지음, 이성표 그림 / 작가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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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 타계 11주기를 추모하며,


작가의 산문집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중 문장을 발췌해 시로, 그림책으로 나왔다.
박완서 작가의 시에 대한 시 같은 문장과 이성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담긴 아름다운 책.
시 그림책이라는 분야답게 분량은 짧지만 간결한 문장 속에서 강렬하게 느껴지는 박완서 작가의 시에 대한 마음이 내게 너무나 긴 여운으로 남는다.
또, 책에 담긴 그 문장들과 너무나도 따뜻하게 어우러지는 이성표 작가의 그림까지 한 편의 미술작품을 보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자기 전 취침등 켜놓고 읽으면 왠지 잠이 솔솔..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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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피싱
나오미 크리처 지음, 신해경 옮김 / 허블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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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피싱 : 온라인상에서 자아를 꾸며 드러내는 행위


읽는 내내 손을 땀을 쥐게 했던 책, [캣피싱]

역대급 몰입력과 스릴넘치는 스토리로 앉은 자리에서 완독하게 만들었다.

귀여운 동물 사진이 화폐처럼 쓰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캣넷’, 캣넷 이용자중 운영자가 서로 잘 맞을것 같은 사람들을 묶어 그룹채팅방을 구성해주는 ‘클라우더’.

클라우더의 유저 중 스테프는 방화범이자 스토커인 아버지로부터 10년이 넘게 도망을 다니고 있다. 잦은 이사와 전학 그리고 강박적인 엄마로 인해 친구라고는 클라우더 이용자들뿐이였던 스테프에게 새로 이사 간 뉴커버그에서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 새로 사귄 현실세계 친구들과 클라우더 친구들, 그리고 갑작스러운 AI 친구(?)까지. 어떤 사건에 휘말려 서로간의 연대감을 발휘하게 되는데,!



캣넷 클라우더상의 유저들은 현실속의 차별이나 혐오를 피해 온라인상에서 진짜 자신을 표출한다. 성별과 이름, 주소도 숨기고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대로만 자신을 보여준다. 자신들이 불리고 싶은대로 이름을 짓고 성별을 정하고 관심사와 일상을 공유한다. 클라우더에서 우정을 쌓아가던 그들(심지어 AI까지도)이 일련의 사건들로 현실공간에서도 서로 돕고 진정한 친구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만약 그들이 캣넷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만났더라도 저렇게 서로를 편견없이 바라보고 진정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서도 누군가는 온라인상에서의 모습은 꾸며낸 모습이고 양면성을 가진 거짓된 자아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의 실제와 다른 자아가 사회적 문제가 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온라인 공간에서 여러가지 제약을 벗어난 자아나 관계들이 정말 가짜라고 할 수 있는지, 현실공간에서의 차별과 편견들에 맞서 보여지는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라고 할수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을 드러내고 나면 힘이 생기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진짜’ 자신을 알아봐 주면 기분이 나아져. 그런 일은 진정한 우정고 관계의 열쇠가 되기도 해. 다들 캣넷에서 진정한 친구들을 사귀는데, 그러려면 자신이 어던 사람인지 보여 줄 수 있어야 하거든.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자신의 나약함을 받아들여야 하지.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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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 박서련 일기
박서련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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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라고 하고 집 근처의 돈가스 가게에 갔다 (별로 예쁜 음식 같은 느낌이 아니라서인지 이 얘기를 하면 다 웃는데 그 집 돈가스는 예쁘다). (p.109)

- “혹시 작가님이세요? 너무 어려보이셔서 작가님인줄 몰랐어요…….” 대체 소설가 처럼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담배를 더 많이 피워야 하나? 그런 생각……. 아무리 생각해도 서른한 살이면 한국기준 ‘젊은 작가’일 순 있어도 ‘천재 소녀’ 같은 것은 될 수 없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기특하다는 듯, 갸륵하다는 듯…… 대체 왜? (p.179)



-
박서련 작가의 첫 산문집 또는 일기. 
박서련 작가는 내게 솔직담백한 문체를 가진 작품들과 표지가 너무나 예쁜 책들로 기억되고 있다. 처음 읽었을 때 충격적으로 좋았던 [체공녀 강주룡]과 최근에 읽은 [코믹 헤븐에 어서오세요]. 아직 못 읽었지만 기대중인 [더 셜리클럽], [마르타의 일] 도 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받아들고 나서 일기라는 단어에 조금 멈칫했다.
뭔가 작가의 일기를 함부로 엿봤다가 그의 작품들을 접할 때 선입견이 생기지 않을까 혼자 괜한 우려심이 들었던거다.. (비슷한 이유로 작가들의 SNS를 절대 보지 않는다 😭)
근데 본인이 쓰는 글중에서 일기가 가장 재밌다는 작가의 말대로 이 책은 정말 너무 재밌다..! 처음 작가의 말(을 대신하는) 부분부터 재밌다.!
정말 순수하게 재미만 있는 글을 오랜만에 읽은 것 같다. 친구의 일기라고 생각하고 읽으니 더 웃기고 재밌어🤣 다 읽고 나니깐 나 박서련 작가랑 아는 사이 같은데,,? 내 친구 같아. 이런 기분
남의 일기에서 내가 뭔가를 깨닫거나 큰 감동을 느끼기는 어렵다. 사적인 개인의 기록을 훔쳐보듯 그 글들을 읽으며 그저 키득키득 거리거나 그치그치 맞장구 치며 읽을 수 있을뿐,,ㅎ 각잡고 쓰는 글이 아닌 정제되지 않은 그때그때 순간을 담은 이 책에서 박서련 작가의 특유의 매력이 더욱더 느껴지는 것 같다.


✔️해당 게시물은 츨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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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아름다워 을유세계문학전집 117
헤르만 헤세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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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의 작품은 언제 읽어도 나를 황홀하게 만든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작품들, 어두운 삶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사색적 작품, 삶의 속박을 벗어나 글을 통해 자유를 갈망하는 자전적 작품들까지. 한 작가의 작품들이 이토록 다채롭고 변화무쌍 할 수 있을까.

헤세의 글을 읽다보면 평생 그의 글과 같은 작품들을 읽는 사치를 누리고만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사치를 이 책을 통해 마음껏 누리며 2022년을 시작했다.


을유 문화사에서 출판된 헤르만 헤세의 중단편 작품선집 [청춘은 아름다워]

표제작 ‘청춘은 아름다워’를 포함해 총 9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나의 젊은 시절 이야기

-대리석 공장

-라틴어 학교 학생

-시인

-회오리 바람

-청춘은 아름다워

-유럽인

-클라인과 바그너

-유왕


헤세가 자신의 성장과정과 삶을 이야기하는 자전적 성격의 글  ‘나의 젊은 시절 이야기’

가장 마지막 문장이 왠지 계속 떠오른다.

“성공을 거둔 시민적이고 목가적인 문인에서 나는 이제 문제 작가이자 아웃사이더가 되었고, 그 이후 죽 그렇게 살고 있다.” 



가장 인상깊었고 가장 긴 분량의 ‘클라인과 바그너’.

유능한 관리 프리드리히 클라인과 그의 내부에 존재하는 무의식 바그너가 있다. 클라인은 자신의 현실을 버리고 남쪽 나라로 도망쳐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그의 무의식의 혼란과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강물 속으로 몸을 내던진다. (이런 줄거리는 헤세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다고 보는데, 실제 헤세는 처자식을 버리고 이탈리아, 동남아 등으로 도피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줄거리로만 보자면 크게 특별하지 않지만, 주인공 클라인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묘사나 클라인이 물에 빠진 뒤부터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의 약 네장 분량의 글이 너무나 충격적이였다.. 의식의 불안에서 해소되면서 신을  접하는 그 생생하고 몰입력 넘치는 강렬하게 살아있는 문장이란,,🤭 



청춘시절 헤세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표제작 ‘청춘은 아름다워’ 부터

헤세의 평생에 걸친 인간 삶과 자기 내면의 탐구를 통찰력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클라인과 바그너’ 까지. 

헤세의 많은 작품들을 여러 책으로 접해왔지만 특히 [청춘은 아름다워]는 각기 다른 시기별로 그의 작품 세계를 두루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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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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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 그의 네번째 장편소설 [포르투칼의 높은 산]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무늬와 양장판으로 돌아온 이번 개정판은 정말 소장가치가 있어보인다.

사실 나는 ‘파이 이야기’도, ‘포르투칼의 높은 산’도 읽어보지 않아서 이번에 작가정신 작정단 도서가 ‘포르투칼의 높은 산’이라는 소식을 듣고 꽤 기대를 하고 있었다.

광활한 무대와 긴 시간을 배경으로 세 주인공의 이야기를 여운있게 그려낸 이 작품을 난 왜 이제야 읽게 된건지.

이 책과 작가의 수식어로 끊임없이 언급되는 ‘파이 이야기’는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건지.

얀 마텔이라는 작가의 압도적 문장력에 끊임없이 감탄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3부로 나뉘어 진행되다 한 권으로 엮인다.

각기 다른 인물들은 사랑하는 존재를 잃고 슬픔과 상실감을 겪으며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찾아간다.

하지만 3부에서 피터가 침팬지와 도착한 곳에는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상실의 세계속에서 구원을 바라는 우리, 그런 우리의 산을 찾고자 하는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속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산들바람이 불고 있다.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리든 장엄한 일상이 펼쳐진다. 여기는 야생 초목, 저기는 경작한 들녘, 그리고 도로, 하늘, 태양.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고 시간은 평소처럼 흐르고 있다. 그러다가 한순간, 아무 경고도 없이 작은 사내아이가 모든 것을 고꾸라트렸다. 분명히 들녘은 알아채리라. 들녘은 먼지를 일으키며 일어나, 더 가까이 다가와서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을 것이다. 도로는 뱀처럼 몸을 틀고 슬픈 선언을 할테지. 태양은 황량하게 어두워질 테고. 중력이 교란되고 사물들은 존재의 망설임 속에서 떠다닐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들녘은 여전히 그대로 있고 도로는 계속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아침 해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태연하게 계속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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