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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43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9월
평점 :

을유문화사에서 출판된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호러와 미스테리 탐정 추리 등 인간 심리와 무의식을 바탕으로 한 포의 대표 단편 열세 편이 실려 있다.
-도둑맞은 편지
-군중 속의 남자
-어셔가의 몰락
-검은 고양이
-고자질하는 심장
-리게이아
-베르니스
-길쭉한 상자
-생매장
-아몬티야도 술통
-황금충
-네가 바로 범인이다
-모르그가 살인 사건
현대의 독자들로 하여금 수백 년의 시간을 오가며 당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글의 힘, 그게 바로 고전이라고 생각한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역시 초월적 공포를 담아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장르 문학의 시초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각양 각색의 글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이미 수많은 장르와 클리셰가 익숙하지만 포가 글을 쓰던 1800년대를 떠올려 본다면 그의 글이 담긴 실험정신과 시도들이 매우 경이롭게 다가온다.
포의 소설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대부분 스스로 그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백한다. 그것은 포의 작품 속 인물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청각 장치와 맞물려서 일어나는데 고감각 적 묘사가 이를 강화한다. 또, 살인을 저지른 인물의 심리적 압박감은 인간성에 내재된 일말의 양심과 자책감이 가동된 결과일지 모른다. 작품 속 악인성이 주로 신경과민, 폭음, 편집증 등의 외부 동기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보아 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악인의 외적 조건화’가 아닐까/
불행은 다양하다. 지상의 비참함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드넓은 지평선 위에 뜬 무지개처럼 불행의 색은 다양하다. 그 색은 각각 뚜렷하면서도 서로 뒤섞여 있다. 무지개처럼 드넓은 지평선 위에 떠 있는 불행! 어떻게 아름다움으로부터 불쾌한 것이 나오는 걸까? 어떻게 평화의 언약으로부터 슬픔의 비유를 이끌어 낼까? 그러나 윤리학에서 악이 선의 결과듯이, 사실 슬픔은 기쁨에서 태어난다. 과거의 행복에 대한 기억이 오늘의 고뇌가 되기도 하고 현재의 고뇌가 과거에 누릴 수 있었던 황홀경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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