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님의 인생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진실한 마음으로 엮인 산문 속 글들을 읽으며
선생님의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다.
'소박하고, 진실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 작가
모진 세월을 살아내셨지만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과 사랑이라는 꽃이
글로 피어나고, 글로 피어난 꽃들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으로 흐르고 있다.
책을 읽으며 한 장 한 장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아직 읽지 않은 남아있는 책장이 적어질수록
입안의 달콤한 초콜릿이 없어져 버려
속상해하는 아이처럼 아까워하고 있다.
15p - 길은 사람의 다리가 낸 길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이 낸 길이기도 하다. 누군가 아주 친절한 사람들과 이 길을 공유하고 있고 소통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에 내가 그 길에서 느끼는 고독은 처절하지 않고 감미롭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선생님의 처녀작 <나목>이 당선되고 나서
'직업적 작가'는 도저히 못 해 먹을 것 같았다는 마음을 다잡으시고
여러 편의 책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215p - 즉 당선작을 처녀작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남기고 조용히 사라져 가느냐, 당선이란 사실을, 앞으로의 작가 생활로 이어질 발판으로 삼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살다가 힘이 들 때,
아무것도 하기 싫고 쉬고 싶을 때,
감당할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올 때,
이 책을 펼쳐 다시금 읽으며 위로받을 것 같다.
선생님의 글들을 읽으며 행복한 한 주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