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세계 종교 여행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2
김나미 지음 / 사계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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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친구를 따라 간 교회에서 동화 같은 성경 이야기와 예배 후 간식, 친절한 선생님으로 마음을 빼앗기곤 했었다.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성탄절의 의미도 신기했다. 뜻도 모르고 아멘을 열심히 외던 때였다.  

하지만 교리를 배우면서 의문이 생겼다. 성탄절이 예수를 기리는 날이라면 개천절은 단군왕검을 위한 날인데 뭔가 맞지 않았다. 교회 선생님은 단군왕검이 미신이라 말했지만 개천절이 엄연히 노는 날이라 납득이 가지 않았다. 나의 의문은 커져갔다. 신은 똑같은데 왜 종교마다 다르다고 말할까? 왜 서로를 향해 너는 틀렸어 라고 말할까? 누구도 속 시원히 대답해 주지 않았다. 

우리나라처럼 '다종교 사회'에서 저런 의문은 한번쯤 품었을법하다. 종교와 관련된 국정 공휴일이 세 개나 되고, 명절엔 조상께 제사를 지내는 나라니까 말이다. 한 동네에 성당, 교회, 절, 처음 듣는 이름의 종교들이 몰여있고, 친구끼리 가족끼리도 종교가 다른 경우가 많다. 이런 종교에 대한 궁금증을 이 책이 풀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종교시장 같은 우리사회에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종교인들을 대할 것인지 말이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종교여행은 어른을 위한 세계종교여행으로 이름 바꿔도 손색이 없는 종교입문서이다.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종교가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들어 우리가 종교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2부는 세계 여러 종교의 역사와 특징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했다. 3부는 앞의 내용을 정리하며 보다 큰 관점에서 종교의 기원과 본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세계 주요한 종교들의 역사와 교리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각 종교가 가진 의미와 사상을 설명할 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내용을 다뤘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인, 개인적인 문제를 각 종교의 교리로 설명해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불교의 교리를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과 엮어서 설명해 어려운 내용이 쉽게 와 닿도록 했다.  

조로아스터교에서 시작해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유교에 이르는 종교의 방대한 역사를 조심스럽고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힘은 종교학자인 저자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20년간 가장 많은 성직자를 만났다는 저자가 한국에 사는 여러 종교인을 인터뷰한 글은 현재의 각 종교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슬람교에 대한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 이슬람교는 상식과는 다르게 협박과 회유가 아니라 평등과 실천중심의 교리와 관용적 태도 때문에 빠르게 전파되었다. 이슬람교하면 테러를 떠올렸던 나의 몹쓸 편견을 바꾸게 되었다. 

서로 먼 듯 가까운 듯 각 종교의 차이를 어떻게 좁히고 서로 이해할지를 저자는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저자는 말한다. '무엇을 믿는가' 보다도 '어떻게 실천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종교는 사람을 보여주는 거울이며, 어떻게 살아갈지를 안내해주는 나침반이다. 우리는 종교를 통해 죽음과 고통스런 삶을 극복하려 하고 종교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기 때문이다. 결국 종교가 지닌 본래의 의미를 잊지 말라는 말이다. 

  

"종교는 인류의 지혜로 피어난 꽃과 같습니니다.   

 그 꽃에서는 인간을 성찰하게 하는 향기가 퍼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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