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형 인간의 농담
염문경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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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향형 인간의 농담>

 

염문경 지음

북하우스 출판




펭수 작가 염문경이 말하는 균형 잡기의 기술

세상이 무례하게 느껴질 때, 우리에겐 좋은 농담이 필요하다



처음 표지를 보게 되었을 때 눈에 들어온 건 ‘펭수 작가’라는 저자의 이력이었어요. 최근 들어 가장 핫한 캐릭터 중에 하나가 바로 EBS의 ‘펭수’라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은데요.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놀면 뭐하니’, ‘아는 형님’등의 인기 예능에도 출연하고 관련 굿즈까지 출시되기도 했죠. 그러한 펭수를 기획하고 만드신 분이라니 흥미롭기도 하고 반가웠어요.


그런데 이 작가님이 쓴 책이자 오늘 소개할 책의 제목이 ‘내향형 인간의 농담’이더라구요. 펭수 캐릭터가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순발력 있는 개그 센스, 재치 넘치는 유머코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 낸 작가가 말하는 ‘농담’이라는 것은 또 어떤 유머러스함이 있을까 궁금해지더라구요. 게다가 ‘내향형 인간’의 농담이라니 뭔가 더 색다른 느낌도 드는듯한..!






이 책의 저자는 〈자이언트 펭TV〉의 시작부터 함께한 작가이자 배우 겸 감독으로 활동해온 염문경 작가님입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2012년 배우로 데뷔한 뒤 영화 ‘악질 경찰’, 연극 ‘도처의 햄릿’, ‘로봇을 이겨라’ 시리즈 외 다수의 작품에서 활동하였구요.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 웹드라마 ‘멍냥꽁냥’ 등에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감독이자 작가, 배우로 단편 영화 ‘백야’를 만들었으며, ‘펭수 작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의 목차이자 ‘차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롤로그] 내향형 인간입니다


[1장] 아무도 불편하지 않은 농담

괴로운 일이 많았기에 즐거운 이야기를 쓴다

남을 웃기기 전에 내가 먼저 웃을 것

아무도 불편하지 않은 농담

어떤 건 네 생각이라 치더라도

충분히 용감하진 않습니다만

평타는 칩니다

권력의 맛

일의 기쁨과 슬픔

괴담, 영웅, 극장


[2장] 픽션 없는 시나리오

어떤 일의 최전선에서

그 새끼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주제를 너무 잘 알아서

실패해도 괜찮아, 복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야

친절한 페미니스트

‘팀킬’은 아닙니다

무례한 세상에 필요한 선긋기의 기술


[3장] 게으르지 않은 리얼리티

게으르지 않은 리얼리티

인간실격, 미안하지만 너만 실격

포기할 수 없어, 멋진 언니

웃기는 여자들 세상

턱을 들면 기분이 ‘조크’든요

오늘의 여우주연상


[4장] 적당한 위로의 기술

염리스토텔레스

잡식 기회주의자

내 늙은 물고기와 어린 꽃

건강하지 않은 사람의 사랑법

적당한 위로의 기술

처음이자 마지막의 어떤 외로움


[에필로그] 다목적 프리랜서 배우의 사정






[프롤로그] 내향형 인간입니다


“저는 내향적이에요”라고 스스로를 소개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믿어주지 않는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무슨 소리냐며 웃어넘긴다. <자이언트 펭TV>의 기획 작가, 꽤 많은 연극과 영화를 거친 배우, 심지어 직접 단편 영화를 만들겠다고 감독으로까지 나선, 일 벌이기 좋아하는 사람. 퍽 외향적이거나 심지어 뻔뻔한 사람으로 보일 법도 하다.



처음 시작에 나오는 프롤로그에서부터 저자는 자신을 스스로 ‘내향형 인간’이라고 지칭하고 있어요. ‘내성적’도 아닌, ‘소심한’도 아닌, ‘내향형’이라는 수식어가 눈에 띄었죠.

게다가 그냥도 아니고 ‘뜨거운 내향형 인간’이라고 작가의 말에 언급되어 있으니 이 책이 더 궁금해지더라구요. 내향형 인간이기 때문에 농담이 필요하고 좋은 농담을 통해 이 삶을 보다 안전하게 살아낼 여유를 찾는다라...






[1장] 아무도 불편하지 않은 농담





<자이언트 펭TV>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딩동댕 유치원>만 하는 줄 알았던 EBS에서 애들 캐릭터를 데려다 속칭 ‘꼰대’를 패러디하고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개념을 언급한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 그 사실 자체가 콘텐츠의 ‘날카로움’이었던 셈이다.


p29 중에서


저자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캐릭터가 바로 펭수이죠. 펭수가 많은 사람들, 특히 직장인 등의 어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바로 유머와 풍자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리고 실없이 웃기기만 한게 아니라 불편하지 않은 농담을 적재적소에, 센스있게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지지를 받은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될 뻔했던 가제가 ‘아무도 불편하지 않은 농담’이라는 말에 펭수와의 연결고리가 떠올랐어요. 저자도 나름 ‘병맛’이지만 누군가를 해하지 않는 농담을 만들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가 펭수라는 사실!



내가 하고 싶었던 건 대체 뭘까, 연기라는 건, 연극이라는 건. 이야기로, 예술 나부랭이로 나는 뭘 하고 싶었더라. 그걸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기묘한 확신에 차서 무대에 오르던 나의 얼굴도 저랬겠지. (중략) 저 배우들 행복할까? 아마 그럴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허무하겠지? 내가 그랬던 것처럼


p76 중에서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인상이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솔직함이 묻어나는 에피소드와 그것에 관련된 저자의 소회였어요. 앞서 소개한 저자의 이력을 보면 다양한 직업만큼이나 여러 일들을 겪어오셨으리라 짐작이 되었는데요. 그러한 일들을 이 책에 담담하게 풀어놓는데, 굳이 포장하거나 꾸며내려하는 것이 전혀 없어서 더 와닿더라구요. 그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볼 이 책에, 이 글에 용기내어 털어놓는 저자의 글들을 보면서 비록 한 명의 독자이긴 하지만 응원하고 싶어지기도 했습니다.





[2장] 픽션 없는 시나리오





부당한 일엔 착실하게 상처받고, 천천히 당황한 뒤 복수하거나 물러서고 만다. 이렇게 평범한 내가 기댈 생존법이란 결국, 의심뿐이다. 눈앞의 기회를 놓칠 것만 같더라도 아니다 싶으면 내 직감을 믿는 것. 결국 스스로를 믿고 내린 선택들이 내 인생을 좀 더 나다운 방향으로 이끌었다. 그러니까 어려워도 신중하게 차분히 걷자. 자연스레 내 온도에 맞는 사람들이 찾아와줄 때가 분명, 올테니.


p156 중에서



이 책을 보다가 문득 정확한 뜻이 궁금해져서 ‘내향형’이라는 말에 대해 사전에 찾아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나오더라구요. ‘내부의 주관적인 것에 삶의 방향과 가치를 두고 자신의 내적 충실을 기하려고 하는 성격 경향’이라고 말이죠.

그 뜻을 찾은 후에 책을 계속 보다가 (제가 보기엔 전혀 평범하지 않은 것 같은) 작가님이 자신을 평범하다고 언급하면서 하는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왜 제목을 ‘내향형’으로 시작하도록 정했는지 짐작이 가더라구요.





[3장] 게으르지 않은 리얼리티





멋진 언니인 척할 기회는 많다. ‘펭수 작가’로서 나를 찾는 어느 대담이나 강연에 나가거나, 인스타그램에 썩 괜찮은 일상을 전시하거나, 배우 겸 작가 혹은 배우 겸 감독 따위의 타이틀이 붙은 채 촬영 현장에 존재하거나, 이 책이 출간되어 홍보를 한다면 (중략)

그런데 그게 조금, 뭐랄까, 허상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 바라는 내 모습, 진짜 나라고 하기엔 좀 과대 포장된 나로 살아가는 기분. 마치 인스타그램 필터가 입혀진 예쁜 정사각형 사진처럼.


p175 중에서



요즘은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 북 등 sns가 거의 필수인 시대가 되어버렸죠. 사회생활을 하고 남들과 잘 어울리려면 말이예요. 그런데 한번씩 공허해질 때가 가끔 있어요. 분명히 즐겁고, 재밌고, 활발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 싶기도 했구요. 그래서 ‘개인 브랜딩’을 계속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에 좌지우지되는 것 같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가기도 했죠. 그럴수록 자신의 기준을 단단하게 세우고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잘해야겠다는 다짐까지, 마음에 새겨두게 되었습니다.






[4장] 적당한 위로의 기술





지금도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다. 여전히 별것 아닌 일을 쉽게 불안으로 받아들이고, 멀끔한 척 웃고는 미움받을까 봐 혼자서 전전긍긍한다. 그럴 때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그렇군, 너는 또 쓸데없이 수렁에 빠지고 있군. 근데 좀 망하면 어때. 생각보다 어떻게 해도 진짜 망하는 경우는 잘 없다. 좀 미움받으면 어때. 나는 할 만큼 했는데 어쩔 수 없지.


p253 중에서



저자는 한때 통화나 전화와 유독 관련된 일을 두려워하던 사회공포증 같은 것이 있었다고 해요. 그와 관련해 황당한(?) 진료를 받고나서 신기하게도 점점 불안했던 마음이 나아졌다고 하는데요.

살아보니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그렇군. 뭐 어때’ 같은 마음 말이죠. 굳이 애쓰지 않아도 의외로 인생은 괜찮더라구요. 괜히 내가 오지랖(?)부리거나 사서 걱정하지만 않으면요.





[에필로그] 다목적 프리랜서 배우의 사정


연기하고 글쓰는 창작러 염문경입니다

자이언트 펭TV 기획/작가

다목적 프리랜서 배우



저자가 재작년에 만들었던 명함에 새겨진 글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열심히, 바쁘게 살아오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요. 그에 걸맞는 멋진 명함이지 않나 싶어요. 단단하고 자신 있는 마음으로 이 다음 펼쳐질 세계에, 만나게 될 사람에게 “안녕하세요. 다목적 프리랜서 배우 염문경입니다”라고 인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저자. 다음에 또다른 책을 쓰게 된다면 시나리오 대본집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펭수 작가’라는 타이틀 이전에, ‘배우 겸 감독’이라는 수식어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염문경이라는 사람이 전하는 솔직한 에세이여서 좋았어요. 마치 ‘어른들의 뽀통령’이라 불리는 ‘펭수’ 캐릭터의 인기 비결이 ‘거침없는 입담’과 ‘시원한 돌직구’를 날리는 것인 것처럼 말이죠. 이 책을 보면서 펭수가 역대급 캐릭터로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가 정말 와닿았어요. 저자의 글도 가감없이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써내려가고 있어서 펭수만큼이나 속시원한 에세이였답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결국 내향형 인간이라 자처하는 저자의 농담어린, 때로는 솔직함이 묻어나는, 그래서 그 속의 ‘진심’이 돋보이는 글로 완성된 에세이인 것 같아요. 한번쯤이라도 ‘나는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걸까’ 고민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여러 수식어를 가진 염문경이라는 한 사람의 ‘내면의 단단함’이 돋보이는 글을 접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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