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김현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책 표지가 꽤나 인상적이다. 두톤으로 되어있는데
우울한 느낌의 파랑이 아래쪽 분홍에 덧칠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물을 머금은 지 꽤나 오래된 것 같은 말라버린 꽃이 액자와 함께 걸려있다.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을지 몹시 궁금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이전에 읽었던 #한낮의우울 이란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은 앤드류 솔로몬이 직접 써내려간 본인의 이야기였다.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에서는 뇌질환자의 가족으로서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의학적 관점으로 쓰여진 책이다. 깊은 성찰과 마음의 다잡음 끝에 나온 이야기 같았다.
요즘 대두되는 여러 사회문제도 정신질환을 이해하면 새로이 보이는 것이 많다.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과 다른 종류는 무엇이든 배척하는 사회라서 더 소외되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의 작은 목소리와 용기에서 보다 살만한 사회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도 그러한 용기에 보태어지는 하나의 목소리다. 본인의 가족이야기를 쓴다는 것이 무척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그럼에도 뻔히 있는데도 보려고 하지 않는 이야기를 누군가를 위해 썼다.
에세이와 인문학서적 중간에 위치한 것 같은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할 만한 책인지? 살피면서 읽었다.
이 책은 다름아닌 나를 위한 책이었던 것 같다. 이해받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 아닐까?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의 가족으로서 대화를 할 때 유의해야 하는 점도 소개되어있다. 저자는 "해줄수 있는 것을 해줄 뿐이다"라는 원칙을 세우셨다고 한다.
그날로부터 한달 후 세상을 떠난 어느 아이돌 그룹 멤버가 유서에서 우리 아이와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조용한 학살‘이 다시 또 반복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굉장히 가부장적이라서가 아닌가... - P68
아이가 병을 앓다보니 같은 입장에 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다. 정말 기가 막히지도 않는 이야기들이 개연성을 가지고 이해되지 시작했다. - P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