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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 - 비울수록 아름다운 밀리카의 집 스타일리시 리빙 Stylish Living 23
밀리카 지음 / 싸이프레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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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방 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없는 물건들, 쓰임을 잃은 채 자리를 차지한 가구,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채 수납장 깊숙이 잠든 물건들. 마음이 무거워지는 그 순간, 이 책을 만났습니다.

『좋아하는 물건과 가볍게 살고 싶어』는 미니멀 라이프라는 낯선 길을 걸으며 하나씩 삶을 정돈해나간 사람의 따뜻한 기록입니다. 작가 밀리카는 물건이 넘쳐나는 공간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가던 시간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것들만 남긴 채 새로운 삶의 무게를 조율해나갑니다.

책을 펼치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돈된 집이 나를 돌본다’는 메시지입니다. 물건이 줄어들수록 바닥의 여백이 보이고, 햇살이 깊숙이 들어옵니다. 물건에 가려 미처 알지 못했던 집의 아름다움이 비로소 드러나고, 공간은 더 이상 수납이 아닌 회복의 장소가 됩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애쓰지 않아도 정갈해지는 집’을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무조건적인 비움이나 절제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물건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물건을 줄인다는 건 무엇을 버리는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깊은 질문이었음을 느낍니다.

또한 이 책은 물건에 국한된 이야기를 넘어서 삶 전반으로 시선을 확장시켜 줍니다. 정리와 비움은 인간관계, 소비 습관, 시간 사용에도 고스란히 연결됩니다. 꾸준히 자신과 공간을 들여다보는 일상의 루틴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삶의 태도를 제안합니다.

작가는 미니멀리스트 남편과 함께 결혼을 준비하며, 캐리어 세 개로 이사할 수 있을 만큼 삶의 무게를 덜어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자랑이 아닙니다. 비움이 곧 가능성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편의 진심 어린 일기입니다.

책의 말미에서는 친환경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는 생활 방식도 소개됩니다. 제로 웨이스트, 다회용기 사용, 기부 등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변화들이 등장합니다. 불편함을 감수한 절제가 아니라, 지구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생활 습관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읽는 내내 느꼈던 감정은 '따뜻한 설득'이었습니다. 강요도, 비판도 없습니다. 그저 작가의 변화를 통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나는 지금 내 공간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가,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말 저에게 지금 이순간! 가장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책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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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을 좋아하게 될 줄이야! 맛있는 상상 시리즈 4
이종은 지음 / 노란상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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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맛, 냉면 한 그릇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평양냉면이 이렇게까지 깊은 이야기로 다가올 줄은 몰랐습니다.
시원한 그릇 하나 속에 이토록 많은 감정이 담겨 있을 줄이야.

『평양냉면을 좋아하게 될 줄이야!』는 할아버지와 손주의 대화를 통해 시작됩니다.
국수를 좋아하시던 할아버지, 그분이 들려주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
겨울이면 어머니가 동치미 국물에 말아 주던 국수의 맛, 형 몰래 덜어 주시던 다정한 손길,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남쪽으로 내려와 다시는 만나지 못한 가족들.

그 아득한 기억을 붙잡아 준 것이 바로 평양냉면이었습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지 ‘맛’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맛 뒤에 숨겨진 시간들, 사람들, 그리고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차가운 냉면이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냉면의 유래와 역사,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진 형태까지,
음식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려줍니다.
무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어린이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방식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아직 평양냉면의 ‘그 맛’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심심한 듯 깊은 맛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마 그건, 냉면을 먹는 순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함께 담기기 때문이겠지요.

할아버지의 국수 한 그릇에서 손주의 평양냉면 한 그릇으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
가족과 함께 읽는다면, 더 깊고 따뜻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읽고 나면 꼭 이렇게 말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정말, 평양 냉면을 좋아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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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친구! 아기 그림책 나비잠
로드 캠벨 지음, 이상희 옮김 / 보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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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아이의 반응은 한마디로 “신이 났다!”였습니다.
『안녕, 내 친구!』는 동물들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의 소리와 움직임, 성격까지 함께 느끼게 해주는 아주 생동감 있는 그림책이에요.

‘으르렁 우는 사자’, ‘팔딱이며 숨을 쉬는 개구리’처럼
의성어와 의태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해서
아이와 함께 소리를 내며 동물을 흉내 내다 보면
어느새 책이 놀이가 되고, 놀이가 배움이 됩니다.

책을 읽는 내내 경쾌한 리듬이 흐르고,
덩치가 크거나 작은 동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아이 스스로 비교하고 관찰하는 눈도 조금씩 자라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동물들과 “안녕!” 인사하며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책 읽는 시간을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한 아이,
동물 친구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아이에게
『안녕, 내 친구!』는 참 좋은 시작이 되어줄 책이에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반가운 마음으로 “안녕~”을 외치는 아이를 보며,
이 책은 오랫동안 우리 곁에 머무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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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첫눈이 내리면 숲속 동물들은 맥밀런 월드베스트
팀 합굿 지음, 고영이 옮김 / 사파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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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첫눈이 소복소복 내리던 날, 아이와 함께 읽은 그림책이 있습니다. 《펑펑! 첫눈이 내리면 숲속 동물들은》은 팀 합굿 작가가 전하는 계절의 마법 같은 이야기입니다.

팀 합굿은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지요. 그의 작품은 이미 20개국 이상에서 번역되어 읽히고 있고, 영국의 어린이 그림책상과 북트러스트 신인상 등 여러 상을 받은 실력파입니다.

이 책은 〈Wow!〉 시리즈의 세 번째 책입니다. 첫 번째 책은 색깔, 두 번째 책은 숫자, 그리고 이번에는 ‘날씨’를 주제로 다루고 있어요. 아기 부엉이 캐릭터는 이번에도 반가운 얼굴로 등장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첫눈’이라는 순간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정말 잘 표현하고 있어요. 짧고 반복적인 문장 덕분에 아이들이 스스로 읽기도 좋고, 눈 내리는 풍경을 담은 콜라주 그림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마치 그림 속 숲을 함께 걷는 기분이 들 정도예요.

날씨에 대해 처음 배우는 아이, 자연의 흐름에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한 아이에게 이 책은 좋은 시작점이 되어 줄 것 같아요. 눈 내리는 계절에 함께 읽으면 더 특별한 추억이 될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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