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동안 이용해오던 크레마 샤인이 드디어 영면하셨다. 와이파이 오류나서 순정으로 돌리려다 무식하게 sd카드도 없는 상태에서 초기화해버렸다가 벽돌되심. 이제 기계치는 (돌릴 방법이 있을 것 같지만) 모든 것을 내려두고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라는 백석님의 말씀에 따라 샤인을 고이 찬장에 넣고 제를 올리겠다. 편안히 잠드소서 레스트인피스.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는 것부터 행운을 넘어서 재능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그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건 “노력”만으론 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산에서 나고 자란 남자가 “피아노”라는 숲과 조우하고 그 속에서 한걸음 한걸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가볍고 편안하게 연주하고자 한다.일본 서점대상이라는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의 특성이랄까... (어렵지 않은 주제와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 대중성이랄까...) 이 작품 역시 무거운 여운이 남는 걸작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볍고 빠르게 읽을 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