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과 나 사이를 가늠하며

사이에서, 그림책 읽기
김장성 지음 / 이야기꽃 / 2022년 1월

이야기꽃 출판사에서 나오는 신문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신문이라 해야하나 소식지라고 해야하나요. 김장성 작가님의 그림책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마음 한 켠에 답답하게 묶였던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떨땐 마음을 다독여주다가, 다른 날에는 속이 뻥하니 뚫리거나, 오히려 고민에 무게가 지워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작가님 글을 모아서 편히 읽거나 소장하고픈 생각이 들었는데 2015년부터 18년까지 한국일보에 기획 칼럼을 쓰셨던 글들이 묶여 나왔습니다. 그 외의 글들도 함께 더해졌고요. (글 아래 써둔 날짜를 적어주셔서 아, 그 당시 이런 생각을 하셨구나 싶어서 좋았어요)

같은 그림책을 읽고도 수많은 맥락으로, 글과 그림의 변증과 그 사이에서 흘러나온 생각들은 지금 우리 사회에, 아이들에게 거울로 비춰져 약으로 가물가물한 생각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행히도 읽은 책들이 많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장면들이 떠오르거나, 역시 작가님은 여기까기 들여보셨구나 싶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도 정말 사랑하는 <소중한 하루> 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사랑하는 그림책 <이까짓 거!> 에서 다시 살펴보는 아이의 목소리가. 읽을 때마다 마음이 무너지는 <제무시>까지

4가지의 주제에서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마음을 어루었다가 어른인 우리가 가져야할 부채감과 숙제를 건네기도 합니다.

특히 이단영 작가의 <토마토> 는 읽으면서 내내 마냥 웃기엔 씁쓸한 기분을 들어 대체 내가 왜 이랬을까 싶었는데 작가님의 한 줄에 그제야 뿌옇던 마음 속 답이 드러납니다.

“그러니 너무 쓸쓸해하지 말아요, 그러니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아요.”

곁에 있어 줄 수 없지만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게 이 아이에겐 토마토였고, 내 아이에겐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어린 시절의 내게는 ‘토마토’같은 존재가 있었을까.

후루룩 넘기기보다 한 꼭지씩 천천히 흐린 날에, 맑은 날에 시간을 들여 읽고 소화하고 싶은 책입니다.

꼭 글 올려야지 싶으면서 약을 두 종류를 먹고나니 이제야 머리가 맑아져 소개글을 올립니다. 좋은 그림책을 알고 싶으시다면, 그림책을 읽고 나만의 시선을 갖고 싶으시다면, 먼저 좋은 글들을 읽어봐야겠지요. 그럴 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제이그림책 서평에 당첨되어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