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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그림책 수업 - 기후 위기 극복 위해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이끄는 생태 전환 교육 ㅣ 그림책 학교 12
이태숙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4월
평점 :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나 몇 년전부터 동물권, 기후위기, 플라스틱, 바다오염에 관심이 생겼다. 닥치는대로 기사와 글을 읽다 절망스럽기도, 이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며 책을 사기 시작했다.
물론. 사두기만 했다.
쏟아지는 뉴스와 각종 책에 정신을 못차릴 즈음, 그림책 세계에도 더이상 남이 아닌 나, 우리의 문제라며 관련 그림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존재했던 그림책은 물론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잡은 책도,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 하늘만 하염없이 보게 한 그림책도 있다.
사는 게 바빠서란 핑계로 그림책만 보며 아이들과 나누었지만 전달자로서의 깊이와 갈급함은 점점 커져만 가고,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에 부끄러워 자꾸 숨게 되었다.
이 책을 받고나서 막상 책장을 못 넘기고 있을 때 여는 글에서 이태숙 선생님의 글에서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은 반가움에 밑줄을 긋는다.
“내 공부가 얕아서 깊이 있게 작품과 상황을 알아보지 못했던 거다. 그런데 기후 위 공부를 하며 보니 가만히 앉아서 ‘누군가 해결해 주겠지’하는 마음으로는 희망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7쪽)
“작가들은 기후 위기의 이야기를 정보책의 형식에 담기보다 주인공을 내세운 이야기 서사 구조에 담는다. 하지만 전달자(교사나 학부모)는 정보의 실상을 알아야 한다. 그림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서사의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하며, 그림책에서 보여 준 모습이 현실에서 어떤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생태 감수성 교육이 그림책으로 하는 다른 교육 활동과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9쪽)
라며 시간이 없어서, 읽을 책이 많아서, 정작 어떻게 시작해서 맺어야 할지 답답한 마음에 망설이던 나를 잡아 이끈다. 선생님의 솔직한 고백에 사고방식은 물론 생활방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거란 용기를 내며 책장을 넘긴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지구(기후 온난화, 공기오염, 바다 오염), 지구의 주인(동물권, 환경파괴, 멸종 동물 등), 실천을 요하는 이야기들로 내실있게 채워져있다.
각 챕터의 구성 역시 그림책을 읽기 전 알아야할 지식과 이 문제에 추천하는 그림책의 간략한 줄거리와 소개, 의도를 일러주고 학급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수업을 예시로 더한다. 마지막엔 비슷한 주제의 다른 그림책 목록까지 더해 각자만의 수업과 이야기를 만드는데 충실한 책이다.
읽는 내내 아직 접하지 못했던 그림책 목록을 얻는 건 당연한 즐거움이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사건 중심형 그림책뿐 아니라 지식 전달을 위한 정보형 그림책 등 선생님의 방대한 목록에서 적절하고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는 그림책이 차고 흘러 넘친다. 또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망설였던 부분을 속시원하게 알려주셔서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아이들과 했던 수업후기이자 어떻게 해야 아이들 맘속에 진한 흔적을 남겨 교육에서 일상의 변화를 꾀하고자 했던 선생님의 고민과 결과인지라 나는 이렇게 해봐야지.‘ ’이 책을 지금 사회와 연결해 함께 고민해도 좋겠다.‘생각이 불쑥 책을 읽다말고 수업 아이디어를 적게 된다.
게다가 그림책 수업이지만 ,아이들에게 적절한 영상이 주는 강한 충격과 감동도 있기에 선생님이 직접 아이들과 본 다큐와 좋은 영상도 글 속에 녹여져있다.
그림책을 위한 책이 아닌, 그림책을 읽는 사람의 흥미와 마음을 고려해 여러 길을 알려주며 도전하라고, 자꾸만 읽는 자의 마음을 흔든다.
간절하게 원하는 만큼, 내가 이 책의 목록을 찾아보며 읽고, 나의 언어로 풀어낼 고민을 더한다면 아이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가겠지.
무엇이 두려워 자꾸만 움추려들었던가.
마냥 시작도 못하고 뒷걸음 치던 고민에 갑자기 등을 떠미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나처럼 무엇부터 해야할지, 어떻게 책을 읽고 질문을 나누거나, 방향 제시를 어디까지 해야할지 고민이 든다면 함께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