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 상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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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는 소설을 통해 어떻게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황석영 선생님의 책을 통해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나마 그런 것들을 느낄 수는 있었다. '무기의 그늘' 같은 경우는 선생님께서 직접 베트남전을 참전하시고 쓴 글이라 독자들에게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손님'과 같은 경우도 선생님의 북한 방문이 소설의 상당부분을 더욱 치밀하고 구체적인 글로 확립시켜주었다. 이러한 책들은 간접적으로는 선생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것들은 주이기 보단 부라고 할 수 있다.

오래된 정원은 선생님의 이야기가 주이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이쁘게 포장해 놓았을 뿐이다.

이 땅에 민주화라고 할 만 한것들이 변변치 않았던 시절, 그 뿌리를 굳히기 위해 했던 노력들. 그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었을까?

감옥살이를 하는 동안에 고통과 두려움 따위를 그의 직접적인 경험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공감을 사기란 쉽지 않은 일이 었을 것이라고 본다.

이 소설이 꼭 그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전달되어서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것 만은 아니다. 소설가로써 어려운 현실에서도 피어나는 사랑의 묘사는 보는 이들을 안탑깝게도 하고 애타게도했다. 그리고 언제난 그랫든 그의 소설에는 우리의 시대가 담기어 있다.

베를진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그는 무엇을 느꼈을까?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랬을 것이다. 분단의 현실을 공유하고 있던 독일의 통일을 보면서 우리도 언젠가 통일이 될 수있다는 생각, 꼭 그렇게 되어야한다는 다짐같은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노동자 계급의 인간다운 대우와 이 땅의 진정한 민주화를 바랬던 그의 노력.

그리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접목시킨 황석영 선생님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영태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종착역에서 내린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러한 행동을 통해 자신이 어떠한 시련과 고난을 격더라도 절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의 생각과 사상이 세상에 비록 배척당하고 탄압당하더라도 그는 꿋꿋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그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나는 요즘들어 왼손도 잘 쓰지 못하고 오른손도 잘 쓰지 못하는 어정쩡한 양손 잡이가 된 것같다. 분명 그도 오른손을 사용할 줄은 알 것이다. 하지만 왼손을 주로 쓰는 것이 사회의 약자를 감쌀 수 있고 이 나라가 올바로 가는 길이라고 그는 믿고있다. 난 아직도 왼손을 주로 써야할지 오른손을 주로 써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진실이다. 오른손을 쓰면 많은 사람들을 경쟁과 시장논리라는 이름아래 버리고 가야한는 것을...  그렇게 되면 내가 바라는 따뜻하고 온기가 느껴지는 사회와는 이 나라가 멀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선생님의 소설을 통해 왼손과 오른손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80년대를 이해하기는 부족하지만 황석영이라는 작가를 이해하긴 충분한 책이라는 로쟈님의 평이 딱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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