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발에 불났다 문학동네 동시집 13
유강희 지음, 박정섭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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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동시집을 사랑하는 우리 앞에 드디어 13번 째 동시집이 반가운 얼굴을 내밀었다.

제목부터 참 신선하다. <오리 발에 불났다>라고? '오리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웃음이 앞선다.

노란색 책표지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쩍 벌려 검은 연기를 내뿜는 오리 한 마리가 보인다.

"오리 발이 아니라, 오리 입에 불났네" 책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던 우리 아이가 한 말이다. 

정말 그랬다. 오리 입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ㅎㅎ

 

<오리 발에 불났다>의 동시들은 자연스러웠다.

억지로 꾸며 쓰지 않은, 편안함이 참 좋았다.

시에서 묻어나는 따스함 또한 이 동시집의 묘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여름밤 유난히 크게 들리던 풀벌레 소리가 떠오르는 시다.

정말 풀밭으로 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혼자가 아니라 손 잡고 갈 동무가 있어 더욱 즐거운 여름밤......

여름밤 풀벌레 소리, 주머니 가득 담아 추운 한겨울 외로운 사람들 창틀마다 다니며 조금씩 조금씩 흘려 주고 싶다는 시인의

고운 마음이 따스하게 전해진다.

 

 



 찬바람 불 땐 누구나 그럴 것이다. 감기 들까봐 집 안에서 꼭 안고 있고 싶은 마음 말이다.

바람도 쿨럭 기침을 하고, 기침하는 바람조차도 안쓰러워 바람의 꽁꽁 언 볼을 감싸주는 엄마같은 억새꽃이다.

이런 것이 엄마의 마음이려니 생각하니, 읽을 때마다 포근함이 느껴진다.

 

 



 보기만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너무도 사랑스러운 귤...

빛깔도 예쁘고 동그란 모양도 예쁜 귤 하나 손에 들고 있으면, 어느새 방 안 가득 상큼한 내음이 느껴진다.

 

엄마, 아빠, 누나와 함께 귤 한 쪽씩 나눠 먹고 겨울 언덕을 넘는다는 표현이 그냥 좋았다.

귤 한 쪽씩 나눠 먹고 둥근 해 맞으러 간다는 시행 역시 좋다, 그냥 좋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살아 숨쉬는 듯한 시어들과 따스함이 묻어나는 이야기에 즐거웠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읽고 또 읽게 된다.

함께 읽고 있는 아이와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는 동시가 좋다,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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