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배꼽을 만져보았다 문학동네 동시집 11
장옥관 지음, 이자용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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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열한 번째 동시집..<내 배꼽을 만져 보았다>

동시집을 읽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이었다.

 

 

문학동네의  두 번째 동시집인 <고양이와 통한 날>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런 설레임이라고 할까?

아, 동시가 이렇게 좋을 수 있구나. 읽어도 읽어도 자꾸만 좋은 동시들..

여섯 살 난 아이와 함께 한 편 한 편 아름다운 동시를 만나는 기쁨은 그림책을 읽을 때와는 또다른 것이었다.

<고양이와 통한 날>을 통해 인연을 맺은 문학동네의 동시집..

벌써 열한 번째의 행복이 나의 눈앞에 펼쳐진다.

 

 



제목이 참 신선한, 하지만 친근한 동시집이다.

우리 아이, 언제부터인가 배꼽을 만지는 버릇이 생겼다.

배꼽이 조금 튀어나와서인지 자꾸만 꼬집고 만지고..

그런데 동시집 제목에 ’배꼽’이란 단어가?

 

 

책을 받자마자 차례를 보며 배꼽 이야기부터 찾아 보았다.

엄마 가지에 매달렸던 / 꼭지  //  얌전하게 매듭 하나 / 물고 있다

아, 매듭..매듭이란 말이 이렇게 애틋하게 들리긴 처음이다. 

 

 

 



가장 춥다는 날, 유리창에 매달려 따스한 방으로 들여 달라고 밤새 칭얼대는 추위를 두꺼운 커튼까지 둘러치며

밀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집을 나서니 밤새 골이 잔뜩 난 추위가 내 얼굴을 할퀸다.

하지만 아파도 차마 말할 수가 없다.

 

시인이란 참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추운 것 뿐이데, 그런 추위를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감탄하게 된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그 심정이 어땠을까?

꾹 참고 있는 아이의 표정을 자꾸만 살피게 된다.

 

 

 



엄마를 안고 싶을 때는 놀이터에서 나무를 껴안는단다.

귀 대고 들으면 쿵쾅쿵쾅 소리가 들린단다.

나무의 심장인가, 엄마의 심장인가, 내 심장 소리인가

 

시를 읽고 나니, 나의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옆에 있던 아이를 꼭 껴안아 주었다. 아이의 심장 소리가 들릴 만큼 꼭!

 

 



축구공은 걷어차이기만 하고 걷어찬 공은 도망을 간다.

걷어차던 아이들이 돌아서서 가 버리면 공은 그만 풀이 죽는다.

누가 걷어차 주길 기다린다.

 

걷어차이지만 누군가와 함께 할 때가 좋은 듯 싶다.

걷어차 줄 사람과 함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장옥관님의 시를 읽고 있으면 초록 풀밭에 누워 있는 것 같은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마음 속에서 푸른 휘파람 소리가 들려오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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