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멀지 않다 민음의 시 80
나희덕 지음 / 민음사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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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은 상처투성이다... 곳곳에 날카로운 얼음 조각들이 좁은 내 마음을 찌르고 있다.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는, 너무도 얼어붙은 마음... 나에겐 다른 사람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어느새 튀어나오는 나의 가장한 탐욕들... 그 시린 냉기에 나도 모르게 자지러지게 놀라곤 한다. 열어보기 조차 두려운 내 속, 그 안의 외로움과 공허함...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 나희덕의 시를 읽는다.

시 속에는 자연이 있다. 너무도 작은 존재인 인간이 바라 보아야 할 자연이 있다. 자연 속에서 배워야 한다. 낮아져야 한다. 사람은 너무도 작기에 혼자 살 수 없는, 사랑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시 속에는 돌아봄이 있다. 나의 삶을 돌아본다. 이기적인 나의 모습, 결국 없어질, 어리석은 집착을 위해 소중한 것을 내던져 버렸던 나의 어리석음을 후회한다. 시 속에는 따뜻한 유년의 기억이 있고, 그리운 사랑이 있다. 얼어붙었던 마음에 느끼지 못했던 따스함이 있다...

작가가 느낀 시를 통해, 나는 느낀다. 한 걸음 멈춰 나를 바라본다. 차가운 마음에 따스한 눈물을 흘린다... 낮아져야 한다. 사랑해야 한다. 인간이기에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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