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이청준 문학전집 중단편소설 5
이청준 지음 / 열림원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입니다... 1남 3녀를 두신 어머니는 어제도 새벽이 다 되어서 집에 돌아 오셨습니다. 어머니 생신인데 나는 아무런 선물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어짜피 어머니는 바쁘셔셔 내가 준비한 선물은 어머니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늘 바쁘셨습니다. 특히 둘째인 나는 그런 어머니의 특별한 관심을 갖지 못했습니다.
나는 외로웠습니다. 어머니는 나와 이야기 할 시간이 없으셨습니다. 언제나 돈! 그 돈을 벌기 위해 피곤에 찌든 얼굴, 늘 잠자는 모습만 나에게 보이셨습니다. 어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 색, 과목... 나의 고민 어떤 것도 알지 못하십니다. 돈과 나와의 시간을 바꾼 어머니가 미웠습니다. 어머니는 어리석었습니다! 나는 늘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에게 빚진 것은 학비 뿐, 어떤 것도 빚진 것은 없다고, 나중에 돈 벌면 그것 만큼만 갚고 멀리 떠나 살꺼라고...

그런데 <눈길>을 읽게 되었습니다. 눈부신 눈길엔 두 발자국이 나있었습니다. 눈물이 녹아서 생긴 무거운 발자국, 그 옆에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발자국... 언제나 아들을 향해 있는 어머니의 부끄러운 사랑을... 그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아들! 그 안엔 나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모르는,,, 아니 외면하려는 나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저 '어머니'로서 자식 곁에 있는 것 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세상의 어머니! 늘 자식한테 더 주지 못해서 미안해하고 눈물 흘리는 어머니! 나는 그 어머니의 사랑을, 못난 자식들이 잊어버릴 사랑을 위해 더 주려고 자신을 희생하는 어리석은 사랑을 몰랐습니다.
어떻게 사죄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최고로 어리석었던 나. 가만히 어머님 선물을 사러 갑니다. 오늘은 편지도 하나 써드려야 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