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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에 대비하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김현구 옮김, 남상구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블랙 스완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았으나 딱히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만큼 책의 내용은 다소 현학적이고 난삽하여 읽기가 쉽지 않았다. 책을 읽은 후 내 느낌은 세상에는 예측하지 않은 엄청난 일이 발생하니 담담히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자 정도였다. 저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구체적인 투자에 대한 충고는 "85~90%를 국채 등 거의 완벽하게 안전한 자산에 넣어 두고 나머지 10~15%를 위험에 완전히 노출되는 극단적인 투자상품에 넣어 두는 것"일 뿐이고, 블랙스완에 대한 예측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대응방안도 그다지 구체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통계분석에 대한 그의 신랄한 비판 논조는 수긍할 수밖에 없는 혜안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기반하여 수립된 모델분석도 부질 없는 일이라는 그의 주장도 최근의 일본 쓰나미, 원전 사고 등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블랙스완의 상황을 맞고서는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심에게는 2008년의 금융위기는 예측가능한 것이었고 블랙스완은 아니었다고 했다. 또한 911 테러사태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블랙스완이었으나 테러를 준비한 사람들에게는 블랙스완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를 보면 블랙스완은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대적인 개념일 수도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모델을 통한 위험관리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블랙스완에 대비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한편 블랙스완이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니고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그리고 저자가 인용한 매일 마음의 준비를 해 온 것처럼 침착하게 자기 목숨을 끊었다고 하고, 에세이의 끝을 '강인하기를' 혹은 '훌륭해지기를'로 맺었다는 세네카처럼,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오늘을 충실히 보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비책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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