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중국을 말하다
류샤오보 지음, 김지은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류사오보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허락하지 않아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중국의 양심수이다. 겉으로 드러난 그의 이력을 볼 때 과격한 사상가라고 생각했으나 그가 남긴 글들을 읽으면서 상당히 합리적이고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근저에 깔려진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중국이 세계의 2인자로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칫 중국의 실체가 경제적 성과로 가려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중국하면 다른 나라들의 경제 부진과 관계없이 항상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부러운 국가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잘 나가는 성장 뒤에 고통을 받고 있는 인민들의 상황을 접하면서 중국도 안으로 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류사오보는 성장의 그늘에 있는 인민을 대변하는 이 시대의 양심으로서 자아 의식이 아주 강한 중국인들의 스승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친서방적인 노선만을 갖고 있지는 않고 중국과 서방세계의 중간에 서서 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본질을 추구하면서 강한 신념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이 점에서 현재의 우리나라도 참조가 될 만한 시각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독재체제인 중국에서는 졸업 후 무엇을 하든 공산당에 입당해야 남보다 쉽게 성공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중국은 공산당 1당 체제이므로 기본적으로 독재체제인데 가끔 우리는 중국의 경제적 성과를 보고 중국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공산당이라는 배경이 없는 한 중국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보아야 하고 특권세력인 공산당이 아닌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고 인권 사각지대가 비일비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국은 중국사회의 과격하고 전투적인 감정을 미화하는 수단이자 야만적인 폭력을 촉발하는 시한 폭탄이다." 우리나라가 가끔 접하는 반한 감정 뒤에는 중국의 전투적인 애국주의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류사오보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의도적으로 이를 조장하고 있으므로 중국인들에게 그 의도를 깨닫고 비폭력적인 인간존엄성에 근거한 애국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경제시보>에서 이런 보도를 했다. '한밤중에 베이징 하이뎬구 장춘쟈오에 사는 다강씨와 그의 일가족이 잠자리에 든 사이 갑자기 대여섯명의 괴한이 손전등과 긴 몽둥이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와서 가족의 손발을 묶고 눈과 입을 막고는 쓰레기처럼 문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이후 쿵쿵쿵 하는 소리가 40분 정도 이어지더니 포클레인이 다강씨 집을 모두 부숴버렸다. 그러나 불법행위를 저지른 괴한들은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현재에도 우리나라 어딘가에서 행해지고 있을 강제철거 현장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진 것이 없는 민중은 어느 국가에서든 비슷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점에서 이 책은 우리 현실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주는 것 같다.

한 가지 공통적인 사항은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아무리 정부 당국이 통제하려고 해도 어느 순간에 톈안문 사태와 같은 큰 사건이 터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이집트, 리비아에서 보는 민중의 봉기는 중국에서도, 그리고 북한에서도 언제든지 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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