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하는 자세 - ‘첫 책 지원 공모’ 선정작
이태승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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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는 우리의 삶과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지지만 근로의 ‘의무’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권리와 의무 뿐만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도 우리는 일을 해야한다. 삶의 목적성을 달성하는 거창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번 책은 그런 노동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공감받고 공유하며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간절히 취업을 바라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운이 좋아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취업을 준비하며 느꼈던 간절한 마음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렘은 서서히 무뎌져갔다. 그런 과정들이 반복됨과 더불어 업무를 하다보면 불합리한 일들과 억울한 일들이 무자비하게 몰려올 때가 있다. 분명 내 책임과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꿀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힘을 이겨내려 갖은 애를 쓴다. 그런 날은 밤잠 이루지 못하고 악몽에 시달린다.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에서의 ‘황동욱 과장’은 스타트업 사장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다 민간경력을 인정받아 개방형 임용에 채용된 노동자이다.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무모함은 그의 최대 장점이자 최대 단점이기도 하다. 공공기관의 관성을 이겨내지 못한 그는 결국 다시 민간 기업으로 돌아가는 결말을 맞는다.

‘근로하는 자세’에선 유럽 순방을 하는 환경부 직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그 방식이 특이하다. 순방을 준비하며 발생하는 문제들은 그를 괴롭게 하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어떤 해프닝은 오히려 그를 자유롭게 만든다. 살아있지 않음에도 살아있는 자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회생활의 무료함이 무지 참신하게 다가왔다. 예상치도 못한 반전이 글의 재미를 더한다.

이태승 작가님은 노동자의 이야기도 그리고 있지만 인간군상을 덤덤하지만 날카롭게 그린다. ‘우리 중에 누군가를’에선 지역 합창대회 참가 인원 문제로 합창단의 누군가를 방출시켜야 할 때 합창단을 맡고 있던 기간제 교사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진심이 드러난다. 보이는 모습 그대로가 아닌 그들의 속마음은 험담과 짜증, 각자를 이익을 충족시키려는 도구로써 바라보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일과 이분의 일’에선 나빼고 남들은 다 아는 미움받는 ‘노세영 팀장’의 서글픈 직장생활을 그리기도 한다.

사회생활의 고단함과 불합리함은 나만 겪는 특별한 일이 아닌 모든 노동하는 이들이 겪어야 할 숙명일 것이다. 우린 그 숙명을 성실히 수행해 가는 중이다. 잘 해 나가고 있든, 아니면 매너리즘에 빠져 정체가 되어 있든, 아니면 정말 힘든 상황에 놓여있든 우리 모두는 정말 치열하게 잘 살아내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언젠가 아주 밝진 않더라고 희미한 빛이 우리를 점점 더 뜨겁게 비추는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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