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처방이 되나요?
최준서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남주 : 이강우 34세. 공덕동 소재 우현빌딩 공동소유주, 강우빌딩 건물주. 두집살림을 하던 아버지가 낳은 본처자식. 아버지의 부정을 안뒤 엄마와 함께 도미, 10여년을 살았다. 아버지가 후처의 자식과 함께 공동 소유주로 등록해둔 건물때문에 왔다가 그녀를 만난다. 첫만남에서부터 그를 끌어당겼던 여주로 인해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 동.정.남.


여주 : 김지완 27세. 약사. 우현빌딩 1층 김약국 경영중. 어린 동생을 낳고 사망한 엄마대신 아버지밑에서 커왔다. 아버지의 죽음과 빚. 그리고 아직 고등학생인 남동생. 그녀는 대학원진학과 외국 제약업체에 입사하고팠던 마음을 접고 아버지가 하셨던 약국을 운영중이다. 많은 빚을 갚기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하고, 그렇게 건물주와 엮이게 된다.




책이 나온지는 이제 1년쯤 되었네요.

제 특징이기도 한데, 잘 모르는 작가 책은 여간해서는 덥석 사질 못해요. 이 작가의 전작인 그녀석을 사두고도, 읽지못하고 묵혀뒀던 터라, 이 책은 그냥 패쓰했었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작가의 책만 쟁이는것 같아서요

그러다가 몇일 전에 이웃이신 늘보님의 리뷰를 봤어요.

건물주와 세입자 이런건 눈에 안들어오고, 늘보님의 "따뜻한 가족애" 라는 표현이 눈에 확 띄었습니다.


아시죠? 제가 이런 따뜻한 가족애가 나오는 책엔 아주 많이 약하다는 사실요.

따뜻한 가족애 만 나오는게 아니라는 이웃의 말씀은 귀에도 안들어오고, 뭔가에 홀린듯 그냥 덮어놓고 질렀어요. 그것도 늘보님 도움 받아 중고로요!!! 이 대목에서 늘보님 감사해요~~



사랑같은건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던 남주에게 찾아온 불편하고도 생소한 감정.

여주에 대한 끌림과 그걸 무마하려고 혼자 생각하고 정리하는 그의 속마음들.


글이 줄어드는게 아까운데 앞에 또 무슨 일이 있을지 궁금해서 계속 읽게되는 모순된 상황. 이 책을 읽으면서 그랬어요. 책이 두꺼운데도 줄어드는게 아쉽고, 그런데도 또 얘네 둘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막 손에서 못놓겠는 거요...


책이 굉장히 두꺼운데 여주와 남주의 합 을 볼수 있는 대목은 솔직히 많지않아요. 대신에 그 남자의 일상, 그녀의 일상 특히 남자의 일상을 통해 그와 그녀 혹은 그 남자의 이야기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저는 아무래도 남주에게 빙의했었나봐요. 지문에 나오는 남주의 이야기에 몰입되다보니 그의 톡톡 쏘는 말버릇이, 여주와의 긴장 최고조에 다다라 속마음을 드러냈을 때 내 마음속 아픈 사실들을 내보이는 것처럼 뭉클하고 속상했어요. 그래서 남주가 이제는 행복해지기를, 그의 일상이 편해지기를 응원하고 바라게 되었어요.



진짜 오랫만에 읽는 동정남 + 동정녀 로설이예요!!

어린애들이 갖는 처음 관계도 아니고 다큰 성인 남녀. 어쩌면 늙은? 어른이 동정인 설정은 참 오랫만입니다. 그런 그가 늦바람이 무서운줄 모른다고, 여주에게만 안달하는 모습이 또 어찌나 흐뭇하던지요...


챕터 제목들도 내용과 잘 맞아떨어지는. 진짜 흐뭇하게 읽고 덮은 책이예요.


오랫만에 읽는 내내, 읽고나서도 흡족한 책을 만나서 지난 2~3일 행복했어요.

비닐 포장 해뒀던 그녀석 꺼내 읽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요즘은 이북만 내는 분도 계시고, 전부터 유명했던 작가분도 계시고, 작가풀이 넓어져서 좋은 작가분들 많지요.

그런데 나와 호흡이 잘 맞아서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작가를 만나는 것은 쉬운듯 쉽지않다는걸 자주 느낍니다. 이 책이 그랬어요. 분량이 많아서 책이 두꺼운데도, 주인공들의 알콩달콩이 많지않은데도 책을 읽는 설렘과 즐거움에 빠지게 하는 마법. 그걸 이 책을 읽으며 겪었어요.


캐릭터가 갖고있는 성격적인 신선함을 배제하더라도, 문장을 이루는 단어들, 단어를 수식하는 구절들의 쓰임이나 선택이 대단히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그 덕에 비슷한 문장들이 톡톡 튀면서 글을 생기발랄하게 만든것 같아요.



작가님 출간 텀을 보니, 다작하시는 분은 아니신거 같던데,

다음에 내실 책이 정말 기다려져요. 다음 책은 출간즉시 사겠어요!! ㅎㅎ

간만에 참 재밋고 행복해지는 캐릭터 만난것 같아요..




주인공이 행복해지는 이야기로 인해, 나도 행복해지는 경험을 만들어주신 작가님, 감사해요.

다음책도 기다리고 있을테니 좋은 작품으로 컴백해주세요...

강우와 지완이로 인해 뭉클하고 또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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