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그와 1
미야조노 이즈미 지음, 최윤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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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러브를 메인으로 삼고 있는 미야조노 작가의 만화들은 요상하게 제가 좋아하기에는 조금 어딘가 다른데? 싶으면서도 무난하게 스토리는 좋아! 라는 두 가지의 생각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읽어보면서 곤란하기 바빴습니다. 분명 나쁜 건 아닌데 이걸 어떻게 말해야 바르게 말한 걸까, 싶으면서 당혹감을 가지면서 1권을 마무리했습니다.



리뷰로 돌아와서 <다시 한번 그와>는 시작부터 시선을 잡아주는 대사로 시작합니다. 장소를 지날 때마다 떠오르는 한 사람. 마음속에 묵혀둔 사랑은 잊지 못한 채 8년을 보내왔던 여주인공 히가노 리세. 게임 앱 회사를 다니면서 마음은 여전히 한 사람을 향하지만 연애를 포기하지 못했던 결과 질 나쁜 남자들과의 엮이기를 몇 번. 그녀의 인생은 단 한 번의 기적을 끝으로 엉망진창의 길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지옥도를 걸었던 리세의 앞에 9년 전 사귀고 8년전에 이유 모를 헤어짐으로 결별했던 남자친구 타치바나 시즈키와 재회를 하게 되는데.


1화의 이야기만 보고나면 왜인지 화가 나는 전개였습니다. 정말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걸까? 싶었던 과정들. 우연히 재회하고 우연히 같은 장소에서 만나고 어쩌다 보니 골치 아팠던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도움을 받는데, 여기까지는 있을 법한 이야기나 전개들이죠. 조금 쓴 소리로 적어보고는 있는데, 여기까지는 그래도 그럴 수 있지! 로 넘어가는데, 다음이 도움을 받은 후에 전 남친의 집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 이런 ~~~~~~ 전개를 보고는 개인적으로는 와 닿는 힘이 부족했습니다.

정말 이런 걸로 만족할 수 있을까? 싶어졌죠. 미련이 남았고, 이유도 모른 채로 8년을 보냈으니까, 다시 잘 해주는 일에다가 다시 시작하자는 말까지 해주는 시즈키니까, 리세는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건 인정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전개는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1화는 이렇게 시작해서 어떻게 풀어가려고? 라는 감상을 남기면서 2화로 넘어갑니다. 본편은 총 4편, 4화로 이루어져있고 번외편 하나를 추가해서 다섯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는 2화로 진입하고 3화로 거듭나면서 어? 어라? 하고 점차 달라지는 분위기를 잡아가기 시작합니다. 전반부의 얼럴뚱땅 다시 시작한 관계를 잡아가기 위해서 몇 가지 요소들이 추가되었고 이건 마치 다시 만난 일에 들떴던 마음이 조금은 현실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미련이 쉽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이런 느낌입니다. 1화보다 훨씬 좋아지고 있는 2, 3화의 이야기. 많은 이야기를 생략하고 하나만 콕 집어보면 특징적인 부분은 역시 2화의 끝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기간 한정으로 사람을 알아가려는 점. 이건 몇 번의 수라장을 겪은 그녀의 성장이 아닌가 싶어졌죠.


다시 만난 일에 기뻐하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꿈을 꾸는 것처럼 좋아하고, 더는 학생이 아닌 사회인이기에 꿈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면서 그때는 알아보지 못했던 그를 알아간다는 괴정을 통해서 어른으로서 연애는 과거와 달라지는가 싶어지지만.

메인은 히가노 리세의 시점에서 풀어가는 연애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시점에서만 풀어 가면 꽃밭이 좀 많이 펼쳐지는 경향이 생길 수 있었죠. 여기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것이 자신의 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지 않던 시즈키 와 리세와 같은 회사에서 근무 중인 직장 동료이자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낸 인연이 깊었던 쿠로하.

두 남자들의 행동이나 마음의 흔적들을 비춰주면서 나쁜 남자에게 항상 휘둘리기만 했던 히가노 리세의 다시 시작하는 연애에는 순탄한 길만 있을 거라곤 보장하기 힘들겠죠. 개인적으로 쿠로하의 묘사 덕분에 아, 이 인물을 응원해주면 되겠구나 싶어졌던 순간이기도 합니다.


기호 차이가 심했지만 결과적으로 리세의 사랑은 뜨겁게 타오를 수 있을까? 이 만화를 계속 찾아본다면 이 포인트를 기준으로 풀어가는 내용을 중심으로 보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앞서서 소개되었던 리세의 나쁜 남자에게만 홀라당 넘어가던 그 특징은 순탄한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 벽이 되겠죠. 이미 겪었기도 하고요. 정작 중요한 마음은 보지도 못하고 있죠.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로 더욱 가속시킬지 기회가 온다면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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