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와 폐허의 땅
조너선 메이버리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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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를 통해 발매된 조너선 메이버리의 좀비와 사랑 이야기를 통한 세상 밖의 진실을 알아가는 십대 중반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시체와 폐허의 땅> 입니다.

<시체와 폐허의 땅>의 첫 페이지에서 15세 소년이자 작품의 주인공 베니 이무라의 시점에서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을 수 없어서 결국은 사냥꾼이 되어야겠다고 말하며 베니를 포함해서 이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세계가 어떤 곳인지 보여주는 것이 1장의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은 '첫 번째 밤' 좀비들이 창궐하면서 세계는 금세 좀비들의 영역이 되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밖과 차단하는 벽을 만들었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를 보여주었죠. 벽의 안에서 밖을 모르고 살아가는 베니, 동년배 친구들 청, 모기, 닉스.



밖을 모르고 살았던 아이들은 살아남은 어른들이 이전의 세계를 잊지 않도록 과거의 역사들을 가르쳐 주면서 의도적인 지금의 세계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오직 벽 너머에는 죽었던 자들이 살아 다니고 있고 그런 살아있는 자들 좀비를 사냥하는 사냥꾼이 있다는 것. 누군가는 밖의 위협으로부터 안을 지키기 위해서 사냥꾼이 되기도 했지만 다들 돈벌이가 되니까 사냥꾼이 되었죠. 여기에는 사냥꾼 말고도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았습니다. 울타리를 확인할 수도 있고 초상화를 그리는 일도 있고 오락거리를 만든다거나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 직업으로 선택한다는 거죠. 세상은 지옥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그 지옥에서도 살아가야만 한다고 이야기는 말해줍니다.



친구들은 다들 할 일을 고르면서 배급이 줄지 않는 안정을 찾아가면서도 아이로서의 천진함을 보여주죠. 그것이 바로 좀비카드라는 유명한 사냥꾼들과 유명했던 사람들의 좀비된 모습을 담은 이 세계에 있어 아이들에겐 큰 흥미의 오락이었죠. 남자애들은 더욱이 그런 히어로들에게 동경의 시선을 지녔고 베니역시 그런 것에 흥미를 지니고 있었죠.



이렇게 일상을 담으면서 십대 아이들의 진실을 모르면서 노는 모습으로 세계를 풀어가며 이어지는 이야기로 주인공 베니의 환경, 가족관계와 친구관계에 있는 작은 문제를 언급해주고 있습니다.


그 중 베니 와 그의 형 톰과의 관계에 길고 깊은 틀어짐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작중의 사건을 통해서 서서히 보여주다가 점차 긴박하게 만들며 깨달아가게 만들어주죠. 동경의 댕상이지만 부모님을 구하지 않고 도망쳤던 형으로 인식했던 베니는 형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신이 할 일이 결국은 형과 같은 사냥꾼으로서의 길이 었고 처음으로 벽의 너머로 나가며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진실의 한 면을 보면서 동경의 대상이었던 사냥꾼들을 보는 시점이 바뀌고, 다시 자신의 현실과 마주하고 했지만 강렬했던 세상의 밖을 잊지 못한 베니는 며칠이고 생각에 빠져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홀해졌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베니의 곁에 닉스가 다가가려고 했죠. 하지만 닉스의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고 베니는 또 엉퉁한 방향에서 좀비 카드에서 본 한 소녀에게 이끌리면서 닉스의 사랑의 행방은 어디로? 라는 두 번째 단계에 진입합니다.





기묘한 소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소녀가 그려진 이 카드는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키며 아이들의 일상은 무너지면서 아포칼립스 세계로 베니는 향하게 됩니다.





<시체와 폐허의 땅>은 울타리 안에서 한 번 밖으로 나가면서 마주한 현실, 다시 돌아와 마주한 현실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신비한 소녀를 만나고 싶었던 소년의 마음은 또 한 번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충동을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진실을 누설하지 않았던 어른들이 낳은 문제는 아이들에게 위협이 되면서, 단순 좀비들이 창궐했던 세계에서의 생존은 인간 과 인간, 또 좀비를 대하는 시선의 차이라는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아포칼립스 작품을 다른 모습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베니 이고 베니를 성장시키는 이야기는 짧은 시간 사이에 몇 겹을 걸쳐 이룹니다. 사냥꾼으로 유명하고 다른 사냥꾼들 조차 함부로 대적하지 않았던 형과 함께 했던 여정, 형과 이별하면서 아이들끼리의 여정. 세상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만들어갑니다. 그렇기에 여기저기서 다니는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곳에서도 숨을 죽이면서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게 했죠. 이건 성장뿐 아니라 사랑이란 감정에서도 동일했죠.



재밌는 부분으로 보면 이름 없는 소녀 와 만나게 되면서 닉스의 분위기가 매력을 올려주기도 했죠. 본래라면 겪어볼 일이 없던 경험은 아이들의 삶에 큰 방향을 얻으면서 하나의 서사를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좀비와 사람의 전쟁은 결국 사람 과 사람의 삶이라는 방향을 다루면서 이런 세계임에도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특징들이 골고루 펼쳐져있죠. 위에 언급했던 이야기의 연속이며 자신만의 왕국을 꿈꾸는 자, 살아있으니까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자, 모른척 숨 주이고 사는 자, 복수를 바라던 자, 등 아이들이 모르던 세계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세계가 그대로 이어져있다고 말이죠.



흥미를 끄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아포칼립스의 세계에서는 귀한 존재들. 또 그런 존재가 향하는 방향의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를 호기심을 일으켜주었죠.



마지막으로 액션이 되겠네요. 베니는 정신적인 성장을 메인으로 삼아주었기에 전투에서는 큰 인사을 남기지 않았죠. 그걸 대신해서 이름 없는 소녀와 헌터로서 총뿐 아니라 칼도 쓰면서 다른 장르였다면 이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었을까 싶었던 톰의 활약이 큰 편이었습니다.



이렇게 좀비라는 소재를 쓰면서 성장 연애 드라마에 액션을 골고루 맞춰준 작품은 꽤 오랜만이었습니다. 생존에 맞췄다거나 주인공을 상대로 일방적인 악인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라는 점은 사람에 대한 고찰을 남기게 했고 분량은 두툼한 편인데 질리게 만든 곳이 없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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