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의 내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3
하라 료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시즌 2의 하라 료 의 ‘지금부터의 내일’입니다. 우선은 시즌 1의 이야기를 아직 접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보면서 시즌 2의 이야기를 접했지만 전 시리즈의 이야기를 접하지 않아도 난해하다거나, 또는 이야기를 모르기에 다른 시리즈를 접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 어떤 권을 먼저 읽어도 내용을 알아가는 점에 있어서 지장이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소설이었음을 우선 적어봅니다.


장르가 추리 미스터리라는 부분에 있어서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 본문의 내용을 가능한 생략하면서 적어보는 리뷰가 되겠습니다. 탐정이 등장하는 이야기라 어떤 종류의 탐정이 등장하는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처음으로 접한 제게 있어서 최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었죠. 그렇게 페이지를 펼쳐보면서 사립탐정 사와자키는 이제 오십대에 진입하는 중년의 다양한 일을 조사하고 의뢰인들이 들려주는 문제를 찾아가 정보를 하나하나 모아가면서 답을 찾아가는 현실의 탐정이라는 직종의 탐정이었습니다. 그의 모습은 현실의 탐정 모습을 그려지는 것으로 하드보일드라고 소개하는 이유를 그가 다니는 장소의 모습들, 그를 포함해서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쩌면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본편의 이야기에서는 한 명의 의뢰인이 부탁한 어떤 일로 이야기는 시작했고, 그 일을 알아보는 과정에 한 명의 청년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고, 가벼운 일을 보려고 간 곳에서는 강도사건이 일어나고, 사람의 흔적을 찾으러 간 곳에서는 좋지 않은 일을 하는 야쿠자들과 접촉을 하게 되었거나, 탐정이 있는 곳에는 항상 사건이 펼쳐진다고 할까요. 그가 가는 곳마다 무언가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딱 하나의 의뢰를 해결하는 과정임에도 사건의 하나에 묘한 인과관계가 멋대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처럼 스케일이 점점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 과정들을 풀어가는 가는 탐정의 모습은 역시 연배에서부터 느껴지는 여유로움, 그 여유로움 속에서 길고 풍족한 문장들 속에 숨어 있는 작은 힌트들을 눈썰미가 좋으면 잡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는 잡다한 말들. 하나하나 잘라서 보는 것도 재미있고, 어쩌면 장난스러운 문장에 속아 넘어가서 진실을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게.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에서는 연결점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 작품의 재미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사백여 페이지에 달하는 본편의 이야기에 몇 가지의 의도들이 있었는지 간혹 이건 무슨 이야기에 맞춰서 봐야하는가? 물음표를 띄우면서 읽어갔고 상황을 흔들어버리는 장치에 유혹 당하고 전개의 시작점으로 돌아가서 적어보면 평범한 일이었을 텐데, 일은 기묘하게 커져있고 실종 이라는 사건으로부터 주행하는 이야기를 정리해보면서 하나의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연락이 닿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 라고.

개인적인 감상이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첫 번째 그에게 일을 의뢰한 사람과의 연락이 두절, 연결점이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했더니 이미 고인이 되어버림으로 연락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던 일. 연락이 두절됨으로 걱정을 하는 딸. 홈리스를 선택하고 가족들과 연락을 하지 않은 노숙자. 심지어 탐정마저도 개인 폰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면서 그 또한 연락을 바로 취할 수 있지 않았다는 것으로 이 이야기에서는 연락의 단절, 또는 부재라고 할 수 있는 상황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전화가 존재하는 세상임에도 연락하는 방법이 사람을 건너 건너라는 피곤한 상태를 만들어주었지만 누구하나 불편함을 보여주지 않은 점이 재미있었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할 수 있던 걸까 싶은 장면도 보여주었죠. 연락의 단절과 건너 건너 연결되는 사람의 이야기는 이 이야기에서 하나의 재미와 기능으로서 길게 이어졌습니다. 끊어진 연락을 이어주는 것이 우연히도 탐정이 되었다는 건 엉켜있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과 부합하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적으면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빼고 있을 수가 없죠. 그와의 접촉이 많았던 청년 가이즈와도 연결할 수 있겠습니다. 가이즈는 자신의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 여러모로 정보를 찾아가고 있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 목적으로 하여 탐정 사와자키와 엮이게 되었고 나이차이가 있는 만큼 가이즈가 찾고자 했던 아버지의 대리역을 탐정인 사와자키가 맡게 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위에 언급했던 연락의 단절과 숨겨져 있는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 만들어진 해프닝과 같은 이야기였지만 나이 차이 나는 청년에게 모질게 굴 수는 없었던 그의 모습은 대리자로서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후반에 터무니없는 소리에 버럭 화를 낼 수도 있었죠. 사람에게는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나는 아직 살아 있는 것 같았다

탐정도 사람임을 보여주는 말을 적어보면서, 작중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탐정또한 때로는 다양한 사람의 이름을 빌려서 움직여야 하는 변변치 못한 직업으로 보여주었던 장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의 부탁을 끝까지 풀어가면서 답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그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죠. 그렇기에 언제나 악과 등을 지고 있는 일이자, 정의에도 발을 담그고 있겠지만 반대로 악에도 발을 담그면서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는 것을, 갑작스럽게 발생한 지진의 흔들림에도 버티며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분위기를 진 하게 비춰주는 것으로 하드보일드의 모습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하라 료 의 ‘지금부터의 내일’을 정리하면서 재미있나요? 라고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재미있습니다, 라고 답을 할 수 있겠습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있어서면 많은 작품을 접했을 테고 다양한 기술, 기법들이 녹아있는 문장들을 접했으니 이 미스터리 역시 많은 작품들을 통해서 즐겁게 느꼈던 것과 같이 즐겨 볼 수 있겠습니다.

본래라면 아래에 적으려고 했던 것으로 연락, 이라는 소통의 방법에 있어서 단절이라는 것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죠. 가족에게 미움을 살까봐, 또는 더는 말을 전할 수 없는 상태에 들어가 있음으로, 물리적으로 대화 자체를 할 수 없도록 조치를 당했다거나, 스스로 문명의 기술과 벽을 두고 있는 등의 상황들을 말입니다. 이 점은 공통성을 부여함으로 다른 의미로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기능으로 활약해주었죠. 재미 포인트들은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 하나만 슬쩍 언급한 것이니 그 밖의 재미는 이 리뷰를 보신 분들께 맡겨보고 싶어집니다.

마지막일까요. 범죄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작품 치고는 폭력적인 부분이 금욕적이다 싶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저로서는 이런 요소를 선호하기에 읽는데 부담감이 적었습니다. 야쿠자, 수사반이 있고 강도와 납치 같은 소재들이 있음에도 다시 생각해도 상당히 폭력적인 상황을 피하고 있었다고 떠올려보며 리뷰를 마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