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
신민경 지음 / 책구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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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시작은 저자의 남은 시간을 하루로 표현했을 때 몇 시에 끝나는지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오전 9시로 끝나버리는 시간은 다시 말하자면 아직 24시간 중에서 3분의 1을 채웠을 뿐인 삶에 저자는 시한부의 인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책은 저자가 남기고 싶은 말들이 담겨 있고, 담겨 있는 말은 본인이 하고 싶었던 말과 함께 경험 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적어 내려가거나 다녀왔던 장소에 대한 일들을 적어두고 있습니다. 이곳에 이런 사람이 이렇게 살고 있었다, 그 흔적을 글로 남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기에 어딘가 모르게 그리움과 후회도 보이고 있지만 반대로 알차게 보내왔던 시간 또한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죠. 하루하루를 보내고 그 날의 시간을 특별하지 않았던 시간을 보내고 서 보고 싶은 물건을 사와서 편안하게 써보면서 더 써보고 싶으니까 하루를 더, 살아가고 싶다는 의지가 깃들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살아오고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기에 말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써내려간 책의 안에는 사진들도 잔뜩 담아 자유롭게 말을 전했다.

책 본문에 대한 이야기는 요약하겠습니다.

69페이지에서 여태 써왔던 의자가 불편해지면서 새로운 걸 사러 바로 매장으로 찾아간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고민도 하지 않고 편안했던 소파를 즉석에서 구매했던 이야기가 있죠. 가격을 고민하지도 않고, 그리고 몸을 푹 담으면서 보여주는 첫 번째 다음 날에도 이 소파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저자가 강하게 삶을 바라는 모습을 말이죠. 이 밖으로도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너무 아파 쓰고 싶지 않은 말을 쓰면서 그 고통을 표현해주는 부분도 있습니다.


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은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은 이 세 번째의 이야기에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면서 죽음에 대한 시선을 변화하고 있습니다. 콕 집는다면 업보라고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아픈 게 업보라고 하는 사람들을 유독 접하는 일이 필자에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런 소리 좀 하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다른 연배가 있는 분들이라서 차마 말을 할 수 없었죠. 엄청 괴롭죠. 전생에 죄를 지어서 그런 거라고, 벌 받아서 그런 거라고. 지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나, 인데 나를 나로서 봐주지 않은 느낌이죠. 그러다 보니 이 부분에서 공감을 하는 부분이 다소 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인과응보가 아닌 인연과보. 저자는 인연이라는 말로서 마음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확실히 아픈 말보다 인연이 있는 말이 훨씬 어울린다고 생각 할 수 있죠.


이렇게 해서 저자가 전하고 싶은 말들이 무엇인지 무엇을 남기고 싶었는지 진심이 깃들어 있기에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말기 암으로부터의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고통과 그 고통을 견디면서 하루하루를 견디고 보내는 삶에 대한 생각들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자신을 위해서 투자한 시간들을 돌아보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시간을 발견하면서 후회하기도 하고, 모래시계처럼 뒤집는 것으로 다시 반복할 수 없는 삶이라는 것은 그렇기에 무게가 있고 다양한 색을 띄게 합니다.

이야기를 읽고 나는 내가 보낸 시간들을 사랑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봤다. 답은 너무나도 쉽게 도출되었습니다. 시간을 사랑했는가에 답은 YES가 바로 나오지를 않았다. 한심하게도 말이다. 집안 사정이라고 변명을 하면서 내 의지대로 실천할 수 있던 것은 딱 2번 분이었다. 그리고 내 뜻대로 해왔던 일들은 가족들의 입을 통해서 부정당해버렸다. 그렇기에 내 시간을 좋아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남긴 글을 빌리고자 싶으면서도 이 삶의 말을 내가 빌려서 후기를 남겨보려는 것을 솔직히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자칫 의도와 다르게 전달할까봐 좀 더 신경 쓰고 말았다. 사실에도 있을 법한 허구를 사실처럼 써내려가는 소설이라면 모를까, 이 이야기들은 한 사람이 살아왔다는 흔적이니 조심스러운 것은 당연한 것일까.


어떤 식으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가, 키보드를 빠르게 두들기다가도 급정지를 하는 것 마냥 멈추고 말았습니다. 전달하고 있는 말.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글을 남긴다는 것처럼.

사랑, 행복, 고통, 죽음, 생각,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말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바라보고 보내왔던 시간에 대해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처럼 말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빛줄기로서 잡을 수는 없다지만 찾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때로는 지금이 지쳐 있는 분들에게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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