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유난히 고된 어느 날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11
이소영 지음 / 씽크스마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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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따라 더 어려워지는 것 같은 육아. 이제는 낮잠도 자지 않고 놀려 해서 내 시간(살림할 시간)은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꼬맹이가 낮잠에 들면 지금이 기회다 하며 설거지와 장난감 정리, 빨래도 하고, 저녁거리도 준비하고 해야 하는데 이것들을 못하는 나는 더욱 애가 탄다. 어서 해야 하는데, 빨리 정리하고 싶은데, 언제 다해. 하면서 속으로 엉엉 운다.

<육아가 유난히 고된 어느 날>의 저자 이소영은 이런 내게 한줄기 빛을 주었다. 육아와 실림으로 향하는 손길을 조금 줄여보라고 권한다.
예를 들면, 살림에 필요 없는 물건들은 나눔 하거나 버리기, 하루 10분 청소, 이유식은 공동으로 여러 가지 만들어 조금씩  소분해가기, 자연 육아 등등 살림을 가볍게 하고 육아를 간편하게 하라고 한다.

자연 육아는 나도 많이 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데 밖에 나가기만 하면 어디를 가든 흙과 돌멩이, 꽃, 풀, 나비와 벌레들이 많은데 집 안의 장난감보다도 훨씬 좋은 놀잇감이 널려있다. 내가 아이와 자주 가는 공원에는 호수가 있어 오리와 새들이 많이 놀러 와서 더할 나위가 없다. 물 위에 떠 있던 오리가 한 바퀴 휭 돌아 다시 착지하는 것도 보고, 나비와 벌들이 꽃 위를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보고, 돌멩이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물속에 풍덩풍덩 빠트리기도 하고, 민들레 씨를 찾아 후후 불기도 하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집에서는 실랑이를 하거나 나도 같이 부웅 하며 자동차 경주를 해야 하지만 밖에서는 나도 콧바람을 쐬며 생각도 하는 몸이 편한 육아를 할 수 있다. 나도 좋지만 아이의 오감을 한껏 자극해줄 수 있는 자연이 육아를 도맡아 해준다.

저자 이소영과 나의 가치관이 조금은 비슷한 것 같아서 책을 읽는 동안 많은 공감을 했고 또 내 아이를 위한,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위한 일들을 포함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내가 편하고 내가 행복해야 육아도 살림도 잘 할 수 있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생각처럼 안되는 게 이건데 이제는 조금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육아와 살림을 둘 다 완벽하게 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것임을 말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틀리지 않았구나, 괜찮은 거였구나 왠지 위안 받는 느낌이었다. 육아가 유난히 고된 어느 날 쭈글쭈글해진 내 마음을 한 뼘 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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