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곰 님의 교실에서는 바람동시책 7
정유경 지음, 경혜원 그림 / 천개의바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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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경영은 언제나 어렵다. 연차가 적지도 많지도 않은 이 시점에서 나는

내가 겪어왔던 교실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떠올려보면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들다고 느꼈었던 시간 속에서도

웃음짓게 하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 따뜻하고 달콤한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와글와글 20명이 넘는 교실 안에서 조건없는 사랑을 주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이만큼의 과분한 사랑을 받을만한 사람일까 하는 생각과

다음 학년으로 떠나보낼 때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올해 좋은 선생님이었을까 하는 생각들을 매년 해왔던 나였다.

나에게 교실은 다양한 감정들이 공존하면서 여러가지 맛과 빛을 내던

즐거워서 오고 싶은 곳이었다.


작년부터 나는 예전과 달리 교실에서의 즐거움을 잃어가고 있었다

아이들과 관계 맺는 것의 어려움, 학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 준비한 만큼의 보람이 없는 수업들...

나는 더 잘하고 싶어서 했던 말과 행동들은 노력한 보람도 없이 공중으로 흩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다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달콤한 곰 님의 교실에서는>을 읽으면서

나는 잊고 있던 나의 행복하고 달콤던 교실의 모습들이 다시 한번 떠오르기 시작했다.


언제나 학교에 가면서 느끼던 두근두근하던 마음

오늘 수업 때 이런 놀이 활동을 하면 좋아하려나?

이번 달 학급 행사 때 이런 걸 해보면 어떨까?

어떤 과목을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알려줄 수 있을까?

항상 아이들을 생각하며, 아이들의 즐겁고 행복한 표정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기대하며 학교에 갔었던 나였다.


별 볼일 없는 보잘것 없는 나에게

꽃처럼 달려들어와 재잘재잘 얘기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쑥스럽지도 않은 지 매일같이 얘기하던

아이들 속에서 하나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기 위한

나의 날개짓이 나비효과처럼 퍼져나가던 때가 있었다 .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의 날개짓은 멈춰버렸고,

두근두근 뛰는 심장은 기대감이 아니라 불안함에 뛰고 있었다

항상 마음 속에 걱정부터 하게 된 나 자신

"이렇게 수업했을 때 반응이 없으면 어떡하지"

"이렇게 말했다고 민원들어오면 어떡하지"

"내년 선생님께 피해가 되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들로 나의 교실은 빛이 바래지고 무미건조한 맛을 띄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달콤한 곰님과 인사하며 마음을 다잡는 글쓴이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나는 지레 겁을 먹고 불안한 상황만을 상상해 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매일매일이 행복하던 때는 없었다 힘든 순간들도 있었고, 울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작고 소중한 행복들로 지금의 추억이 완성되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처해있는 상황을 탓하기 보다

내 마음을, 내 관점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꿔보려고 한다

매일 즐거울 수는 없지만 이 안에서도 좀 더 밝고 행복하게 지내보려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비극보다는 희극에 집중하는 내가 되어보려고 한다


주인공은 '문'이라는 글자를 재밌게 표현하여 '곰'님의 교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꿀처럼 달콤한 곰 님의 교실이라는 표현처럼

나도 나만의 빛과 맛, 향을 지닌 교실을 음미하며

매일의 행복을 조금씩 곱씹을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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