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고도 즐거운 <오싹한 내 친구>

오싹한 내 친구 - 신나라 그림책
신나라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선생님 아무도 저랑 짝하기 싫대요"

교사로서 살아가다 보면 몇몇 속상하고 어려운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고 그때마다 더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나 자신을 탓할 때가 있다. 아이들의 친구 문제, 즉 교우 관계 관련 문제는 매해 있어 왔지만 원만하게 해결 될 때보다 해결이 안될 때가 많은데, 이는 내가 해결해 주기에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 나 역시도 학창시절을 겪어왔고 친구가 가장 중요한 그 당시에 짝이 없다, 함께 놀고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매우 서글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함께 놀게끔 유도하지만 아이들은 내 간절한 마음과는 반대로 거절의 의사를 밝히고 나와 해당 학생의 마음은 절망 속에 빠진다.

이번에 서평단을 통해 받은 <오싹한 내 친구>는 처음에 제목만 보고 아이들이랑 조금 오싹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날 (특히 비오는 날이나 깜깜한 날)에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신청하였다. 읽다 보니 오싹하면서도 마음이 외롭기도 따뜻하기도 한 책이었다. <오싹한 내 친구>는 할로윈을 맞은 지우네 어린이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분명 숫자가 맞아야 할 물건들이 계속해서 1개씩 부족해지면서 '담요'라는 새로운 학생이 함께 놀았음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글을 읽으면서 지우에게 이입을 하면 따뜻하고 재밌는 일들로 즐겁다가도 담요에 이입을 하면 괜시리 외롭고 서글펐다.

글을 읽으면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지우네 반 아이들의 행동이다. 대체로 홀수가 되어버리면 어느 한 사람은 소외감을 느끼게 되기 마련인데 지우네 반 아이들은 혼자 남은 지우를 위해 함께 춤추고, 물건을 빌려주는 등의 따뜻하고 배려심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담요가 은근슬쩍 함께 와서 놀고 있었지만 그가 누구인지 묻지도, 배척하지도 않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따뜻하고 열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 책이 끝날 때 지우는 하루 종일 겪었을 불편함은 잊고 '즐거웠다'라고 표현하는 게 굉장히 인상깊었는데 아마도 이건 주변 친구들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인 나 역시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점점 이해타산적으로 행동하게 되어 남에게 쉽게 베풀기 어려운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작은 배려와 나눔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교우문제에 대한 탁월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해결이 잘 된 해에는 전학생이 있었지만 전학생마저 없는 경우에는 이미 굳어진 교우관계를 비집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주기는 굉장히 어렵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이지만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볼까 한다. 따뜻한 행동을 보이는 지우네 반 아이들을 보며 따뜻한 손길과 배려가 어떤 힘을 지녔는지 알려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싹한 내 친구>에게 또 하나의 제목을 지어주고 싶다. 오싹한 내 친구와 함께 해주었던 <따뜻하고 사랑스런 친구들>을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