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월 2 - The Wall
우영창 지음 / 문학의문학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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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을 아울러 부를때 우리는 빈부(貧富)라는 말을 쓴다.

과연 빈부(貧富)란 무엇인가?

빈(貧)이란 가난하다는 뜻도 있지만 모자르거나 부족하다는 뜻도 함께한다
부(富)는 재산이 많다는 뜻과 함께 풍성하고 넉넉하다는 뜻이 함께 하는데
이는 보통의 사람들 가운데에서 다른사람보다 재산이  모자르거나 부족하면 빈(貧),
다른 사람들보다 재산을 많이 가지게 되거나 넉넉하다면 부(富)자가 된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모든 사람들은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일과를 무언가 생산하는데 쓰게 되는데
부자거나 가난한 사람이거나 자신의 위치에서 힘써서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것은 동일하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을수 있지만 그것에 쏟는 정열은 비슷하다고 볼수 있다.
똑같은 정열을 쏟는다면 지구상에는 모든 사람들이 부자는 되지 않을지언정 빈궁한 사람들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만일 사람들이 하루에 생산하기위해 쏟는 정열을 10이라고 치고 이를 10개라고 생각한다면
하루해가 저물었들때 보통 모두들 10개씩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누군가는 10개이상을 혹은 100개이상을 가지고 있으며,
누군가는 10개 이하를, 심지어 단 한개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나오기도 한다.
이는 부자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 가진 10개중에 일부를 거둬들여 자신이 가진 것들을
100개, 1000개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이를 부의 불균형이라 부르게 되는 것이다.

과거 이십년 전쯤에 어떤 과학자가 미래의 식량난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크게 요약하자면 인류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수십년이내에 지구에서 생산되는
식량보다 그것을 먹어치우는 인구가 더 많아 미래에는 인간들이 기아에 허덕이게 될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논문이 발표되자 곡물값이 치솟도 곡물메이저회사들의 주식값도 덩달아 치솟은적이 있지만
현재 그 논문처럼 지구는 기아에 허덕이고 있지는 않다.
대신에 당시에 주식값이 오른 덕분에 곡물회사들은 덩치를 키우는데 성공하였고 그결과
식량시장에서 단단한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하고 더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석유는 또 어떠한가?
역시 수년전 불과 몇십년만에 석유가 바닥나게 되므로 인류는 에너지부족을 격게 될거라는 논문이 발표되자
석유값이 급등하고 몇년간은 에너지를 아끼자는 운동이 불처럼 일어난적이 있었다.
하지만 역시 오늘날에도 세계적으로 승용차들은 날개돋힌듯 팔리고 있으며 대한민국도 서서히 1가구1차량을 넘어
1가구 복수차량으로 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산유국과 석유에 관련한 회사들만 주식값이 급등하고 더 많은 돈을 벌게되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정도가 되면 정보와 지식을 독점한 가진자들이 얼마나 손쉽게 재산을 불려왔는지을 알수 있다.
과거에는 자원이나 토지에 관한 정보를 선점한 부자들이 대세였지만
현재에는 기업과 금융에 관련한 정보를 독점한 자들이 너무도 손쉽게 재산을 불려가고 있으며
더욱더 큰 부자가 되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뉴스를 보더라도 국가는 적자지만 백만장자들은 늘어가고 있다.
이는 곧 하루해가 저물때 10개이하를 가진자들도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모순을 깨달은 자들이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하나둘 모여 단체를 만들고
서로 연계하여 국제적인 조직이 되어간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조직이 바로
가상의 조직 WFJ(WORLD FINANCE JUSTICE SOLIDARITY, 세계금융정의연대)이다.
이미 너무 많이 가진자 (주회장)이 자살로 사망하자 그가 남긴것들을 노리는 탐욕스러운 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과거에는 가졌으나 현재는 잃은자(김시주)는 동생의 치킨가게에 얹혀사는 형국이다.
주의 과거에서 그에게서 가진것을 빼앗은자들중에는 그의 친구였던 (강하상)이 있고 
스스로 가진것을 더욱 늘리려는 컨설팅대표 (지유)와 그들을 지켜보는 언론인 (송보휘)는 모두 함께
대학교 동아리에서 금융에 대해 같이 탐구했던 동료들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WFJ여대원 (하소야)는 이제는 더이상 잃을것도 없는 시주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과연 시주에게 그녀는 무엇을 더 빼앗기 위해 나타난것일까?

두권분량의 소설이지만 읽다보면 너무도 짧게 느껴지는것은 
세세하고 섬세한 문체로 과감하게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기에 흥미를 유발시키고
마치 사진을 보는듯한 배경묘사는 시처럼 아름답게 가슴속으로 파고드는것이 아주 좋았다.
대신에 긴박한 스피드한 전개를 잃은것이 좀 아쉽다.


기존의 소설들이 선택하지 못했던 새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등장인물들간의 이끌림, 사랑, 분노, 암투와 반전이 자연스럽게 뒤엉켜 가는 것도 보기 좋았다.

그렇지만 정의라는 이름으로 뭉킨 단체가 부자들을 상대로한 투쟁에도 결국은
돈이 들어가고 그돈을 끌어모으기 위한 수단이 살인과 폭력이라는점이 허탈함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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