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은 얼마 안전가옥 쇼-트 13
하승민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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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가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등장한지 오래지 않았음에도 N포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거래가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 있는 주식장과 달리 시간,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암호화폐는 거래 환경만으로도 충분히 폐인을 양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소한의 법적 규제도 없이 움직이는 암호화폐 공간은 이번에 리뷰하고 있는 책 속의 일화처럼 일확천금을 꿈꾸는 많은 이들을, 특히 꿈을 잃어버리고 있는 청년들을 나락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로 평가되고 있는 암호화폐와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과연 내가 의지하고 있는 ‘신’의 가격은 얼마쯤 될까?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열세 번째 책 당신의 신은 얼마를 통해 사그라들지 않는 광풍을 일으키며 사악한 본능을 자극하고 있는 암호화폐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하루 종일 닭을 튀겨도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스물아홉 청년 정환. 취업을 준비하며 잠깐이라고 여겼던 치킨집 아르바이트는 어느새 정환의 생계를 책임지는 목숨줄이 되어 있다.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절망에 빠진 정환에게 이제 막 출소한 동창생 현기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코인 수익금의 50%를 약속하며 생면부지의 사람을 납치해 달라고 제안한다. 안정적이지 않은 투자로 인식되는 코인의 위험성과 범죄에 가담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애써 현기의 제안을 무시하고 있지만, 끝을 모르고 치솟는 코인의 가격은 그를 유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편, 치과의사 출신 투자자 최닥은 법을 어기지 않고서도 다른 사람의 돈을 빨아먹을 방법으로 암호화폐를 선택하고 치밀한 작전으로 광풍이 불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의 세력이 되어 정환과 현기가 바닥에 머물고 있는 인생의 탈출 사다리로 선택한 래더 코인의 시장을 조작한다. 합.법.적.으.로!

"절대 모르죠. 개인이 어떻게 코인의 변동성을 짐작하겠어요.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거예요. 결국은 우리가 짜 놓은 미로 속에서 헤맬 뿐이에요."(157쪽)

욕망으로부터 시작된 암호화폐 래더 코인은 암울한 미래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청년의 안타까운 욕망과 합법적이라고는 하나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도의 따위는 개나 줘버린 사기꾼의 비틀어진 욕망이 더해져 스물아홉 청년의 몰락을 부추긴다. 내가 그들과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나는 래더 코인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을까,,, 합법적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진 시장 조작의 유혹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짧은 시간 99.99%까지 폭락하며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루나 코인과 근간 회자되고 있는 – 아마도 소액 폰지사기 아닐까 싶은, 나 또한 싼 가격에 눈이 멀어 라면 한 박스를 주문하고 4,000원을 강제로 기부당했다 - 스타일 브이 사례가 떠오른다. 돈에 눈이 멀어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면서도,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가치판단의 기준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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