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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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많건 적건 누구나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 일지도 모른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에 한자리 잡고 있다." (p.159)

읽자마자 ‘좋아요’를 열 번 스무 번 누르고 싶은 작가를 만났다는 역자의 소개 글로 시작한 짧은 옴니버스 소설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지막 책장을 덮은 나 또한 ‘좋아요’를 누르고 싶은 역자의 기분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기분이 된다.

핫초코 하면 추운 겨울 출근하는 아빠에게 코코아(미떼) 봉지를 건네며 ‘친구랑 나눠먹어’하고 아빠에게 전하는 말이 당연하게 떠오르는 것처럼 코코아(코코아보다는 핫초코라는 단어가 더 사랑스럽지만, 왠지 코코아는 좀 어른스럽다)는 나에게 친구를 생각나게 하는 음료다. 더불어 좀처럼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어설픈 키덜트 감성까지 채워주는 따뜻하고 달콤한 휴식 같다.

시끌벅적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골목 귀퉁이에 자리 잡은 테이블 서너 개의 작은 카페. 주인장에게는 미안하지만 언제까지나 나만의 장소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는 카페. 몽글몽글 따뜻한 휴식 같은 시간을 선물하는 소설의 장소 마블 카페가 바로 그런 곳이다. 항상 앉던 자리를 찾아 편지를 쓰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으로 마음을 다독인다.

"늘 앉으시던 자리 말입니다. 좋아하는 자리에 앉는 것 만으로 힘이 날 때가 있잖아요." (p.17)

나뭇잎이 무성한 커다란 나무 뒤 작은 카페. 직장을 잃고 무심히 걷다 발견한 작은 카페 마블의 고용점장이 된 첫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 와타루가 마블 카페를 찾은 손님들을 달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한 편 같은 열두 편의 짧은 단편이 이어진다.

매주 목요일 마블카페를 찾아 편지를 쓰는 이에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음을 전하는 와타루의 Brown, 모처럼 아이를 위해 예쁜 도시락을 싸주고 싶지만 서툰 솜씨가 속상하지만 용기를 내는 워킹맘 아사미의 Yellow, 나를 응원하는 선배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는 유치원 선생님 에나의 Pink, 서로 다르지만 다른 모습까지 인정할 줄 아는 오래된 우정 야스코의 Blue, 서로 닮아가는 노부부를 바라보는 험난한 산을 넘어 신혼부부가 된 사랑 리사의 Red, 나이를 먹을수록 멋진 로맨스그레이가 되겠다는 약속과 함께한 붉은 실로 맺어진 운명을 회상하는 노부부의 Grey, 자신을 구원하기 위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자유 화가 지망생 유의 Green, 건강하고 유쾌한 샌드위치 가게 주인 랄프의 Orange, 꿈도 사랑도 포기하지 않는 마법을 믿는 신디의 Turquoise, 친구의 응원에 힘입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검은 눈의 번역가 아쓰코의 Black, 벚꽃을 함께 보기로 한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힘을 내는 메리의 Purple, 그리고 마블 카페 와타루와 늘 같은 자리에 앉는 마코의 찐한 핫초코 같은 첫 소리에 반한 마코의 White와 간간이 등장하는 마스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열두 가지 색의 이야기는 서로 이어진 화자들로 인해 절묘한 하나가 되어간다. 진심을 전하는 작은 기적,,, 치칭푸이푸이~

"내 역할은 대단한 힘을 갖고 있지만 묻혀 있는 사람들을 이끌어내서 세상에 전하고 알리는 것이니까. 좋아해요, 꿈이 현실이 되는 일보 직전의 느낌."(p.158)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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