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이 우리 집에 산다?! 철수 삼촌 by 김남윤

철수 삼촌 -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김남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후줄근한 후드 티에 츄리닝 바지. 누가 봐도 백수인 모습으로 ‘다 덤벼! 확 물어뜯어 줄 테니까!’를 시전하고 삐딱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상대방을 노려보고 있다. 연쇄살인범(?)으로 추정되는 철수 삼촌의 첫인상이다. 흔하기로 말할 것 같으면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름 철수! 대한민국을 휘어잡고 있는 우리의 철수 삼촌이 - 살짝 현실성 없는 설정이 이어지긴 하지만 - 섬뜩한 연쇄살인범이 되어 후텁지근한 한 여름의 열기를 식힌다.

동네 공터의 포대자루에서 발견된 사채업자 춘식의 시신. 시도 때도 없이 나쁜 짓을 일삼는 사채업자였으니 원한 관계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조사를 시작하지만, 무릎을 꿇은 채 뒤로 양손이 묶인 시신의 모습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다! 이를 본 몇몇 형사들은 10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쇄살인범을 떠올리고,,,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으로 모두가 긴장하고 있을 때, 사명감이고 나발이고 오로지 월급을 위해 형사 생활을 하고 있는 문제 형사 두일에게 걸려온 의문의 전화 한통 "어지간히 급하셨나 봐요? 제 흉내를 다 내시고?’"

아이들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춘식에게 사채를 빌린 기러기 아빠 두일은 채무 상환 문제로 춘식과 말다툼을 하던 중 의도하지 않았던 사고를 일으키고 진실을 감추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만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2% 부족한 형사 두일은 범행 현장을 고스란히 철수에게 들키고 두일의 약점을 잡은 철수는 그에게 거절하지 못할 제한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연쇄살인범과 동거를 시작한 두일. 잠시도 마음 편히 있을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외에 있던 가족들이 귀국하고 자신과 달리 가족들을 살갑게 챙기는 철수는 점점 더 두일의 가족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어가지만 철수의 비밀을 간직한 두일의 두려움은 커져만 간다. 한편, 오래전 겪은 사건으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철수 또한 스스럼없이 그를 대하는 그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데,,,

“‘모든 털이 곤두서면서 온몸에 전기가 통해. 그 느낌은 한 번 맛보면 절대 잊지 못해. 그래서 살인을 멈출 수 없는 거야.’ 예지는 왠지 모를 한기를 느끼며 마른 침을 삼켰다. 머리 위에서 깜빡이던 형광등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너도 그런 일을 한번 찾아봐. 아무 도움 없이, 너 스스로’ 철수의 말을 듣고 예지는 생각에 잠겼다.” (p.120~121)

2% 부족한 어설픈 형사 두일과 따뜻한 연쇄살인범 철수의 기묘하고 살벌한 동거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과 훈훈함을 남기며 마무리된다. 책 소개처럼 스릴러, 코미디, 드라마가 어우러진 범죄소설을 가장한 가족소설이었다. 여름밤의 후텁지근한 지루함을 날려주는 것처럼 방금 읽기 시작한 책은 어느새 마지막 장에 도착해 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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