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행성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작품을 읽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소설임에도 읽기가 어려웠던 기억 때문에 개인적으로 베르나르가 선호하는 작가는 아니었다. 그러나 한번 불호가 영원히 불호가 될 수는 없는 법! 초판 렌티쿨러 표지에 눈이 어두워 선택한 기억을 읽으면서 베르나르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었다. 처음 만났던 책이 왜 안 읽힌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잘 읽히기도 하고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갈수록 베르나르가 좋아지고 있다.

예언자가 되고 싶은, 통치자가 되어 가는 고양이 바스테트의 마지막 대장정을 담은 행성은 고양이, 문명에서 이어진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의 우두머리로 여겨지던 인간을 그저 수많은 종 중에 하나의 종으로 여기며 고양이나 쥐와 같은 초월적 존재를 내세워 인간의 부족함을 들어낸다.

인간의 지식을 습득하고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제3의 눈을 가진 실험쥐 티무르. 인간의 잔인한 실험에서 살아남은 그는 질긴 생명력과 근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쥐들의 우두머리가 되고, 급기야 세상을 위한 욕망으로 고양이 바스테트를 비롯한 다른 생명체들을 위협하기에 이른다.

수적 열세와 티무르의 전술에 패한 바스테트 일행은 쥐들을 물리칠 수 있는 바이러스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에 마지막 희망을 품고 뉴욕으로 향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잠깐의 평화는 끈질긴 쥐들의 공격에 허망하게 무너진다.

엄청난 번식력과 무섭도록 놀랍게 진화하고 있는 쥐들에게 쫓겨 바스테트 일행이 향한 곳은 101개의 부족이 살고 있는 프리덤 타워. 인간을 제외한 다른 종에게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주고 싶지 않은 101개의 부족을 이끌고 있으며 의장 힐러리 클린턴 – 실존하고 있는 익숙한 이름들이 다수 등장한다 – 과 그 외 각각의 부족을 대표하는 인간들에 맞서 바스테트는 그녀만의 투지로 미국 쥐들의 대장 알카포네를 위시한 수많은 쥐들로부터 다른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전대미문의 적에게 존재 자체를 위협 당하고 있음에도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우매함은 무차별적인 폭력성만을 앞세운 채 적절한 대안도 없이 바스테트를 도구처럼 이용하거나 정당한 발언권을 얻기 위한 103번째 고양이 부족 대표 자격을 요구하는 그녀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묵살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바스테트는 엄마의 조언과 그녀를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몸을 내던지 친구들의 희생을 떠올리며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싸워도 싸워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쥐들과의 싸움은 가볍게 보아 넘겼던 바이러스가 변이에 변이를 탄생시켜 인간들의 정상적인 활동을 제어하며 군림하려 하는 지루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연상시킨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쥐들의 공격과 후일을 기약하며 사라진 티무르의 탈출,,, 스스로 무지함을 자각하고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었던 인간의 능력을 세상과 소통하며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군림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간들에게 내려진 형벌처럼 말이다.

"인간들은 스스로 무지함을 자각하고 보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유일한 동물이야. 그게 바로 인간들의 강점이지. 반면 다른 동물들은 그렇지 않아. 생존에 필요한 건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자신하지. 무지에 대한 인간들의 인식은 다른 동물 종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난 생각해. 우리도 인간들처럼 배움을 통해 무지를 보완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어." (p.265)

짬짬이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이론(사회현상)과 바스테트의 활약을 비교하며 읽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물한다. 인간 대표로(?) 끝까지 정신 차리지 못하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항하는 바스테트의 귀여운 오만함(?)을 심심한 사과와 응원을 전한다. ^^;;

"음, 세상을통치하려던 내 계획은 실패로 끝났어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그 꿈을 이루고 말거야. 어차피 시간은 나처럼 생각하는 이들의 편이니까. 우리 모두는 소통하게 돼있어 아니, 소통하지 않으면 안돼 어떤 종으로 태어났든지 우리는 자신이 중요한 존재임을 깨달아야해" (p.298)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행성
#베르나르베르베르
#전미연
#열린책들
#디스토피아
#고양이
#문명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