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A 살인사건
이누즈카 리히토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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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종영한 드라마 소년심판의 대사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떠오른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촉법소년 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 중 하나다. 단지 범죄라는 인식을 하기에는 이른 나이라는 이유만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소년’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버린다. 그들이 저지른 범죄로 인한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은 정상적인 일상을 영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만 소년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있던 그들은 피해자의 아픔은 잊어버린 채 당연한 듯 일상을 이어간다.

한 기사에 따르면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풀려나던 중학생들이 40여 차례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후 형사 미성년자 연령이 경과한 후에야 검거되어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촉법소년으로 면책을 받은 모든 아이들에 해당하는 일은 아니겠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반성과 갱생의 기회를 부여한 촉법소년이라는 제도가 이들에게 진정한 반성과 갱생의 기회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다.

소년A 살인사건은 소년범과 스너프 영상 유포 등 증가 추세에 있는 범죄를 소재로 하고 있다. 20년 전 어린 소녀를 잔인하게 살해하고도 촉법소년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법의 보호 아래 소년A라 불리던 소년이 촬영한 스너프 영상이 다크 웹을 통해 다시 등장하는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잔인하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소년A의 고쿠분지 여아 살해 장면으로 말미암아 촉법소년 보호에 대한 논쟁은 또다시 뜨겁게 달궈진다.

한편, 종적을 감추었던 소년A는 자신이 다크웹에 영상을 팔지 않았다는 해명인터뷰를 하게되고, 료마를 비롯한 자경단 멤버들은 반성은 고사하고 빠져나갈 궁리만하는 소년A에게 분노를 느끼며 그의 인적사항을 찾아 공개하기로 마음먹고,,,

"맞아. 소년A는 자기애를 채우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고, 출판사는 돈을 벌기 위해 기사를 냈고, 독자는 호기심과 구경꾼 기질을 채우기 위해 그 기사를 읽지. 저마다 추한 욕망을 채우는 셈이야." (p.168)

법이 처벌하지 못한다면 직접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자경단. 우여곡절 끝에 소년A의 정체를 파악하고 세상에 공개하지만 법을 넘어선 사적 처벌에 대한 정당성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대중의 공분을 사는 범죄라 할지라도 법을 넘어선 처벌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새로운 소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중의 공분과 관심을 받고 있는 소재와 잘 짜인 반전 스토리 덕분에 높은 가독성과 몰입감을 맛볼 수 있는 범죄소설이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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